제1735장
윤준협이 침묵하는 사이, 띵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춰섰다.
“가자.”
휠체어를 밀고 나가는 소피아는 방금 전 윤준협이 그런 질문을 한 의도가 뭔지를 곱씹고 있다.
그들이 차를 타고 간 곳은 서울에선 유명하다는 한강 벨트 관광지.
소피아가 부자 둘을 데리고 산책까지 나오려고 한 건 벌써 3일 뒤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마련해뒀기 때문이다.
아빠 쪽 일이 해결되든 안 되든 하루 빨리 여길 떠나야만 한다.
내일 병원에서 인공 수정 수술을 받고 이틀만 몸조리하면 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그러니 두번 다신 돌아오지 않을 이 곳을 잘 구경시켜 주려는 속셈이다.
잔디 근처에 주차된 차에서 휠체어를 밀고 내려온 소피아는 신선한 공기를 한가득 들이마시며 말했다.
“준협 씨, 여긴 시내보단 공기 좋네. 물론 미국에 비하면 턱도 없지만.”
윤준협은 덤덤하게 주위를 돌아볼 뿐, 소피아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
되려 보다 못한 우빈이가 눈을 희번득거리며 말했다.
“무슨 공기 감별사야? 여기 공기가 미국보다 좋은지 나쁜지 어떻게 알아? 난 여기가 훨씬 더 좋은데.”
한 소리 들은 소피아는 움찔 낯빛이 변하는가 싶더니 겨우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빈이 네가 뭘 알아? 미국은 세계에서 인정해주는 곳이라고, 그러니까 공기도 훨씬 더 좋지!”
“백인도 아니면서 왜 자꾸 미국 사람 행세야? 그런가보다 혼자서만 생각하면 되지! 나랑 아빠는 서울 사람이야, 우린 여기 공기가 훨씬 더 좋다고!”
체면이라곤 주지 않는 아이의 태도에 몰래 이를 빠드득 가는 소피아다.
“됐어 됐어, 놀러 나왔으면 그런 건 신경 쓰지 마! 우빈아, 엄마 가방 들어 줘! 아빠 밀어서 저기까지 가게!”
우빈이가 못마땅한 듯 소피아를 노려봤다.
엄마는 무슨!
“가방은 알아서 가지고 있어! 아빠는 내가 밀어줄 테니까!”
그러면서 우빈이는 소피아를 밀어내고 고사리같은 손으로 휠체어를 밀어 앞으로 갔다......
소피아는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볼수록 마음에 들지 않는 놈을 쏘아봤다.
기다려, 준협 씨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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