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3장
“적어도 감정 앞에서 우린 찬이한테 상대가 안 돼요, 그렇게 용기 있게 행동하지도 못하고.”
오래도록 넋이 나가 있던 강준영은 그제야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말이 맞아, 내가 너무 많은 걸 재고 따지나 보다.”
“둘이 같은 마음으로 결혼까지 가려는 걸 떼어낼 수 있겠어요?”
강준영이 눈을 축 늘어뜨렸다.
“방금 말했잖아, 가족들이 허락하면 나도 별다른 의견은 없다고.”
“그럼 가서 좋게 좋게 얘기해 줘요, 두 사람한테 기회 주자고요.”
동생을 지그시 쳐다보던 강준영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
방 안.
윤혜영은 안경을 벗어 화장대 위에 놓고는 미간을 만지작대고 있다.
뒤따라 온 강찬양은 화가 난 듯한 윤혜영에게 감히 다가가지 못한 채 입을 열었다.
“크흠! 누나, 내가 벌써 형한테 말했는데 형은 의견 없대.”
윤혜영은 여전히 반쯤 눈을 감은 채 대꾸도 하지 않고 있다.
강찬양이 미간을 찌푸리고 곁으로 몇 발자국 다가가 말했다.
“누나, 화난 거야? 내가 벌써 최대로 성의 표현했잖아, 여기서 뭘 더 해야 하는데? 가족들한텐 내가 오늘 잘 얘기할 거야! 근데 결혼식이 빠른 시일 내로 진행되긴 힘들어, 아직 우리 형이 결혼을 안 했으니까!”
끝까지 말이 없는 윤혜영은 그저 나른하게 소파에 기대있을 뿐이다.
강찬양은 전혀 개의치 않아하는 윤혜영을 보며 화가 났는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누나 이게 지금 무슨 태도야? 생각이 어떤지 말 한마디라도 해줘야지! 내가 이렇게 우리 평생 함께 할 기회 만들려고 애쓰는데 누난 말 한마디 없이! 나만 급해하는 것처럼!”
윤혜영이 드디어 피식 소리 내 웃어 보였다.
그런 애매모호한 태도가 제일 싫었던 강찬양은 또 한번 버럭 화를 냈다.
“왜 웃어? 내가 이러는 게 웃겨?”
윤혜영을 눈을 스르륵 뜨며 강찬양을 흘겨봤다.
“그럼 안 웃겨? 바보같이 형 앞에서 헛소리만 하는데! 놀림받기 싫으면 사람들 앞에서 그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지, 아니야?”
강찬양은 속상해하면서도 우쭐대는 건 잊지 않았다.
“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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