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6장
고연화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눈썹을 으쓱댔다.
“뭐가 좋다는 건데?”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이런 나라도 괜찮다고 해주는 게 좋은 거지.”
고연화가 실눈을 게슴츠레 떴다.
“난 그때의 당신을 기억해. 그때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들도, 서로의 감정도 기억하니까 괜찮다는 건데 당신은 왜? 나 기억도 못 하면서? 금방 알게 된 여자도 그렇게 막 받아주나?”
윤준협은 고연화의 그윽한 눈빛을 피하지 않은 채 되려 장난스레 되물었다.
“당신이랑 같은 이유라면?”
고연화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슨 이유가 같다는 거야?”
윤준협이 살짝 턱을 들어 고연화의 얼굴을 바라봤다.
“난 당신이 너무 예뻐서 도저히 밀어내질 못하겠거든.”
눈가를 파르르 떨던 고연화는 살짝 들린 윤준협의 얼굴을 보더니 곧바로 입술을 포갰다......
진한 입맞춤이 아닌 그저 서로의 온기만을 느끼며 몇 초쯤 흘렀을까, 고연화가 입술을 떼고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입가를 문지르며 물었다.
“뭐라도 생각 났어?”
익숙한 느낌만 들뿐, 윤준협의 머리 속엔 결코 어떠한 장면도 떠오르지 않았다.
고연화가 손가락으로 남자의 얇은 입술을 메만졌다.
“괜찮아, 천천히 떠올려도 돼. 난 기다릴 수 있어.”
윤준협이 자신의 입술을 문지르던 고연화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고마워.”
신기하다.
전혀 기억나는 건 없음에도 스킨십이 꺼려지긴 커녕 되려 기분이 좋으니 말이다.
고연화도 손을 빼진 않은 채 물었다.
“뭐가?”
“날 위해 해줬던 모든 게.”
오글거리는 멘트에 그제야 고연화가 손을 홱 빼버렸다.
“내가 뭘 했는지 알기나 해? 아무 것도 모르면서 고맙긴 뭐가 고마워.”
윤준협이 그윽한 눈빛으로 고연화를 지그시 쳐다봤다.
“잘은 몰라도 상상은 되잖아.”
“상상은 무슨! 간다! 내일 다시 올게!”
그 모습에 윤준협은 본능적으로 고연화의 손목을 붙잡았다.
“할 얘기 있어?”
윤준협이 약간은 머쓱한 듯 입을 뻐끔거렸다.
방금은 정말이지 아무 생각도 없이 몸이 먼저 반응했다, 마치 보내기 싫은 사람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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