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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3장

“응, 점심에 뛰어 놀더니 피곤했던 모양이야.” 소피아는 이젠 저 방에 있는 아이가 우빈이가 아닌 고연화가 키운 아이라는 걸 누구보다 확신하고 있다. 엄한 환경에서 자라오다 굴레 벗은 말이 되니 집으로 돌아가기가 싫겠지. 아무리 철이 없는 아이라도 결국엔 우환이 될 따름이다, 그러다 무심결에 준협 씨 앞에서 헛소리라도 하면?! 저 아이는 물론이요, 고연화의 곁에 있는 두 아이들까지 말끔히 처리해 버려야 한다! 예비 남편과 다른 여자 사이에 아이들이 셋이나 있다는 건 용납할 수 없으니까. 소피아가 떠보듯 물었다. “준협 씨, 우빈이 친구 만들어주고 싶지 않아?” 두 사람 아이만 생긴다면 고연화가 낳은 아이야 아무 핑계나 대고 없애버리면 될 터! 흠칫 놀라던 윤준협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무슨 말이야? 어떻게? 이 몸으로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준협 씨, 사실 시험관 시술도 있잖아! 조금이라도 더 젊었을 때 애 가지고 싶어서.....” 윤준협이 쌀쌀맞게 말했다. “그건 이제 다시 생각할 일이고. 지금은 당신 아버지 일이나 잘 처리해.” “그래......” 말 끝을 흐린 소피아는 문득 남자의 머리카락 사이사이 맺혀있는 땀방울을 보게 된다. “준협 씨, 왜 땀을 이렇게 흘려?” 윤준협의 눈가가 스치듯 흔들렸다. “별 거 아니야, 방이 좀 덥네.” “덥다니? 미국에선 그 땡볕에도 땀 한방울 안 흘리더니......” 하루종일 휠체어에 앉아 별다른 운동도 하지 않는 남자에게서 땀이 날리 만무했다. “방금 화장실에서 미끄러 졌었어, 다시 일어나는 게 힘이 들어서 땀이 좀 난 거고.” 재활을 한다는 사실을 소피아가 눈치 채게 해선 안 된다, 그럼 경계심만 더 심해질 뿐. 소피아는 그제야 믿는 눈치다. “준협 씨, 앞으론 나한테 도와달라고 해! 우리 부부잖아, 그 정도 보는 건 전혀 문제 없다고!” 윤준협이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럴게. 하루종일 밖에 있었는데 쉬어, 난 우빈이 깼나 보러 갈게.” 소피아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남자는 휠체어를 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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