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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장

고설아는 열정적으로 자신이 오게 된 이유에 대해 말했지만 허태윤의 자그마한 반응조차 얻어낼 수 없었고 얼굴의 미소 역시 점차 굳어져만 갔다. 허태윤의 낯빛이 차갑게 어두워지며 사람들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녀 역시 더는 말을 꺼내지 못한 채 머쓱함을 간신히 이겨내며 곁에 있던 윤혜영에게 물었다. “윤 사장님, 제 보조는요? 제가 가질 물건이 있거든요!” 일이 꼬였다고 생각한 윤혜영은 담담한 척 금테 안경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고 아가씨, 보조는 이미 나간지 오래예요.” 고설아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갔다니요? 어디 갔는데요? 나 기다리지도 않고!” 윤혜영이 예의 바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관심없다는 듯 말했다. “그건 저도 모르죠.” 고연화가 혼자 남아 윤 사장과 얘기한게 가뜩이나 기분 나빴던 고설아는 그녀가 말도 없이 가버리기까지 하자 더욱 씩씩대며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윤혜영이 말리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이윽고 고연화의 그 귀청 째지는 벨소리가 사무실에서 들려왔다...... “난 귀신이 무서워, 하지만 그들은 날 해치지 않지. 난 사람은 무섭지 않아, 하지만 그들은......” 고설아가 깜짝 놀라며 의아해한다. “윤 사장님, 벨소리가 안에서 들리는데 혹시 아직 안에 있는건 아니죠?” 윤혜영이 억지 웃음으로 당황함을 감추며 말했다. “고 아가씨 보조는 나간게 맞습니다. 하지만 방금 휴대폰을 두고 간것 같네요.” 허태윤의 눈빛이 어두워진다. 그는 방금 전 건축 설계사 Moon의 방독면 뒤에 숨겨진 익숙한 두 눈을 떠올린다! 뭔가를 알아차린 듯한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사무실로 돌아가 샅샅이 살펴보려 한다...... 그걸 본 윤혜영이 발걸음을 옮겨 문 앞을 막고는 고개를 들어 한참이나 큰 허태윤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허 선생님 왜 이러시죠? 두고 오신 물건이라도 있으신가요?” 허태윤이 차갑게 말한다. “허씨 빌딩 설계 방안에 대해 또 떠오른게 있어서 다시 설계사와 얘기하려고요.” 윤혜영이 손가락 끝으로 금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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