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9장
“네? 그게 어떻게 가능해요? 이혼도 어머님이 동의해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게다가 이혼하면 어머님께 재산을 나눠준다는 것쯤은 송 회장도 알 텐데...”
“만약 아내가 죽으면?”
전수미가 신이서의 말을 끊고 담담하게 물었다.
“주, 죽다뇨?”
“아내 자리를 김현영에게 주기 위해서는 나를 죽이는 방법밖에 없어.”
“잠깐만요! 그 말은 송 회장이 어머님을... 아니, 김현영한테 아들이 한 명 있으니까 어머님이랑 서림 씨를 다 없애려고 했다는 뜻이에요?”
신이서가 경악한 얼굴로 전수미를 바라보았다.
전수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가워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래. 차 사고로 위장해 아예 우리 모자를 바다에 가라앉게 했지. 경찰에 신고만 들어가지 않으면 절대 들킬 일이 없거든.”
“그러다 들키면요?”
“그럴 일 없어. 그 인간이 사람을 시켜서 나랑 서림이가 타고 있던 차가 가라앉는 걸 쭉 지켜보게 했거든. 그리고 증거인멸을 위해 차는 우리가 숨을 끊었을 때쯤 건져 올려 폐차해버렸고. 그렇게 며칠 후 김현영과 송성일이 송진성의 아내와 아들로 카메라 앞에 서게 된 거야.”
“이해가 안 가요. 아무것도 없던 시절부터 옆에 있어 준 어머님한테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죠? 사랑은 식었더라도 정은 있잖아요.”
신이서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전수미를 바라보았다.
“그래. 뉴스에 많이 나오긴 하지. 아무것도 아닐 때부터 옆에 있어 준 여자 덕에 사업에 성공해 잘살고 있다는 기사들이.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야. 어떤 사람은 성공하면 금방 새것을 찾아. 나는 불행하게도 후자였던 남자를 고른 거고.”
“서림 씨랑은 그럼 어떻게 살아남으신 거예요?”
“사고 나는 날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속아준 거지.”
전수미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 인간의 실체를 안 뒤에는 실망밖에 없었어. 그리고 어느 날 정신이 번쩍 들었지. 그런 인간 때문에 서림이랑 내 인생을 불행 속에 살게 할 수는 없다고. 그래서 그때부터 만반의 준비를 했어. 서림이랑 같이 잠수하는 것도 배우고 미리 차량 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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