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하지만 생활이란 원래 사소한 일들로 이루어진 게 아닌가?
한 사람의 감정이 식는 것은 꼭 천지이변이 일어나서가 아니라 아마도 하루하루 감정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었다.
신이서가 정신을 차리자, 송서림은 이미 설거지를 마치고 나와 있었다.
"너 이렇게 입고 나갈 거야?" 송서림은 손을 닦으면서 물었다.
신이서는 고개를 숙여 자기 작업복을 내려다보고 급히 일어났다.
"잠시만요,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신이서는 방으로 달려가서 옷장에서 노란색 원피스를 꺼냈다.
이 원피스는 신이서의 엄마가 선물해 준 것이어서 항상 소중히 여기고 거의 입지 않았는데, 오늘에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옷을 바꿔 입으려고 하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 원피스였다.
신이서 엄마가 원피스를 선물할 때 그녀의 피부가 하얘서 이 옷을 입으면 정말 예쁘겠다고 말했었다.
사실이었다. 이 옷을 입고 나가면 뒤돌아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왜 갑자기 이 옷이 생각났지?'
'설마... 송서림 때문이야?'
신이서는 재빨리 머리를 흔들며 생각해선 안 된다고 부정했다. 아마도 내일 엄마가 수술하는 날이라 엄마가 선물한 원피스가 생각했었던 것 같았다.
신이서는 원피스로 갈아입고 낮게 묶은 머리를 풀어서 똥머리로 묶었다. 요즘 날씨가 더워서 이렇게 하면 시원했다.
방에서 나온 신이서는 원피스를 정리했다.
"서림 씨, 다 됐어요."
이 말은 들은 송서림은 소파에서 무심코 머리를 들고 봤는데 눈빛이 저절로 멈춰버렸다.
송서림은 처음으로 신이서가 작업복이 아닌 다른 옷을 입는 것을 보았다. 사실 특별히 세련된 옷은 아니었다. 오히려 수많은 여자가 잘 입고 다니는 스타일의 옷이었다.
라운드넥에 롱 원피스.
하지만 신이서가 입으니,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눈부셨다.
원래도 희고 깨끗한 피부가 노란색 원피스의 때문에 더 하얗게 돋보였다. 라운드넥 스타일은 쇄골을 아주 섬세하게 강조했고 종아리까지 오는 길이 때문에 가장 가는 신체 부위가 노출되었다.
간단한 똥머리, 몇 가닥 나온 잔머리, 귀여웠다.
'신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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