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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장

조금 전까지 기고만장하던 허서현은 갑자기 나타난 두 사람에게 뺨 두 대를 얻어맞고 비틀거리면서 뒷걸음질 쳤다. 그런데 두 사람이 모자를 꾹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끼고 있어서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 봉수영은 놀란 두 눈으로 옆에 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두 분은...”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또 다짜고짜 허서현을 때렸다. 화가 난 허서현이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려달라고 했지만 다들 여학생들이라 전혀 상대가 안 되었다. 아무리 쪽수가 많아도 키가 크고 덩치도 큰 남자를 이길 수 없었다. 잠시 후 여학생들은 전부 다 제압당하고 말았다. “누구야? 매너도 없어? 어떻게 여자를 때려?” 허서현이 고통스러워하며 말했다. 전군택과 전군익은 신분을 들키지 않으려고 그저 코웃음만 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허서현은 분노가 끓어올랐지만 상대가 안 되어 그저 원망 섞인 눈빛으로 세 사람을 노려보았다. “딱 기다려.”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이 나이 때면 한창 반항할 사춘기라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기 일쑤였다. 전씨 가문 쌍둥이는 그런 그들을 하찮게 생각했다. 허서현 일행이 떠난 후 쌍둥이는 얼이 빠진 봉수영과 함께 근처의 밀크티 가게로 왔다. 가게로 들어온 두 사람은 모자와 마스크를 벗었다. 두 사람을 본 봉수영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조교님?” “놀란 거 아니지?” 전군택의 말에 봉수영은 속상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고마워요. 이젠 괜찮아졌어요.” 전군익은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아까 걔네들이 너한테 처음 이러는 거 아니지?” 봉수영의 표정이 굳어졌고 한참이 지나도 말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전군택이 밀크티를 건네면서 밀크티의 따뜻한 온도가 전해지자 실감이 나더니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어쩌면 이 밀크티 한잔이 봉수영의 마음을 열게 했을지도 모른다. “죄송해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뭐라 해도 아무도 안 믿거든요.” “우리 둘은 너희 학교 사람도 아니니까 하고 싶은 얘기 다 해도 돼.” 전군익이 웃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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