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9장
송서림은 사진을 본 순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사진들이 하나같이 거북해 그럴 만도 했다.
아이들은 성인들보다 순수하다고들 하는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면 그런 것도 아니었다.
신이서는 손여은이 그 지옥 같은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을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슈퍼 중재]를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해 사연을 보냈을 것인데 그것마저 배신당했으니 자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게다가 자살한 뒤에도 사람들은 그 누구 하나 그녀를 동정해 주지 않았고 오히려 잘 죽었다고 그녀에게 끝까지 돌을 던졌다.
신이서는 이를 꽉 깨문채 사진을 하나하나 클릭해보았다.
사진 속 손여은은 속옷만 입은 채 벽에 바짝 붙어있었고 얼굴과 몸에는 립스틱으로 새긴 것 같은 더러운 문구와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몇몇 사진들로 볼 때 손여은도 처음에는 반항해본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가면 갈수록 점점 눈에 빛이 사라져갔다.
‘이건 애들이 아니야. 악마 그 자체야.’
신이서는 사진을 건너뛰고 영상을 클릭했다.
“여은아, 카메라 봐야지? 방금 네가 너 스스로를 뭐라고 했지?”
“개...”
“크게 말해야지. 잘 안 들리잖아. 안 되겠다. 역시 교육이 좀 더 필요하겠어.”
그 말을 끝으로 여학생 4명이 다가가 한 사람씩 손여은의 얼굴을 세게 내리쳤다.
손여은은 너무 많이 맞은 탓에 감각이 다 마비된 듯 보였다.
“얘 맛이 간 것 같은데? 푸하하. 그러게 왜 남의 남자를 넘보냐고, 응?”
“아니야. 나는 걔 몰라. 정말이야.”
“모른다고? 그러면 왜 내 남친이 네 이름을 묻는 건데!”
“몰라. 정말이야.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
손여은이 질문한 여학생을 향해 애원했다.
“아무것도 몰라? 하, 여은아, 꼭 맞아야 제대로 입을 열거니? 아니다. 때리는 것도 지치니까 이번에는 개처럼 짖어봐.”
“흑... 월월월... 흑...”
손여은은 수치스러운 것을 참아가며 그들이 시키는 대로 짖었다.
하지만 소리가 작은 것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여학생 중 한 명이 손여은의 입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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