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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장

신이서의 할아버지가 죽은 후 신씨 가문은 김춘옥의 일인 천하가 되었다. 김춘옥은 시골 대부분의 시어머니들이 그러하듯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순종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아들은 아들로서의 효도를 하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는 어머니를 떠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때의 지방 도시나 시골에서는 이런 사상이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한평생 남편을 위해 살고 고생만 하던 여인들이 며느리가 들어오면 살판난 듯 자기가 선대로부터 받았던 괴롭힘을 며느리에게 대물림하는 현상들이 팽배했으니까. 그들은 그걸 악의 대물림이 아닌 집안의 기강을 잡는 일이라고 하며 악습을 정당화했다. 그런 시어머니 밑에서 며느리들은 어쩔 수 없이 마치 조선 시대에서 종살이하던 계집들처럼 시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하며 시어머니의 폭언들을 묵묵히 인내해왔다. 하지만 최정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시골 출신도 아니거니와 성정이 부드럽고 일정한 교육을 받은 소위 신시대 여성이었다. 신정훈과 만나게 된 계기도 일터에서였고 결혼을 위해 선보듯 남자를 만난 것이 아닌 어느 정도 서로를 알아간 뒤에야 연인이 되었다. 즉 연애결혼을 한 것이다. 전혜숙처럼 김춘옥이 마을에서 고르고 고른 며느리가 아니라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기가 선택한 며느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김춘옥은 신건우와 최정희의 결혼을 무척이나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집이든 돈이든 다 필요 없다는 최정희의 말이 아니었으면 두 사람은 아마 결혼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최정희는 그저 신정훈이라는 사람이 좋았고 그래서 그와 평생을 하고 싶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건 최정희뿐만 아니라 신정훈도 마찬가지였다. 신이서가 앞으로 받게 될 집의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인테리어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신이서의 부모님은 신이서가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신혼처럼 사이가 좋았다. 그리고 김춘옥은 두 사람의 사이가 좋은 것이 늘 불만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최정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최정희는 3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으면서 고개를 푹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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