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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장

김선재는 과거를 회상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따지고 보면 다 병원 쪽 불찰이에요. 그래서 병원 이미지 실추를 염려해 제 발로 나간 거로 했어요.” 그 말에 송서림이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물었다. “원장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고 선생이 환자로부터 비싼 선물에 돈까지 받았어. 간호사들한테는 뭐라고 얘기했는지 고 선생이 한 짓을 하나 같이 다 눈감아 주더라고. 쯧쯧, 차라리 돈에 선물까지 받는 선에서 멈췄더라면 좋게 타이를 여지라도 있었는데 고 선생은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질렀어. 수술하다 말고 갑자기 손을 멈추고 환자 보호자들한테 환자 상태가 안 좋다며 거액의 돈을 요구했어.” 김선재가 이마를 짚으며 미간을 구겼다. “의사가 어떻게 그러죠?” 신이서가 믿기 힘들다는 얼굴로 물었다. 의사가 돈 때문에 수술을 도중에 멈춘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다 그런 짓을 한 건 아닙니다. 돈이 많아 보이는 집들 한정으로 그런 짓을 저질렀죠. 환자 보호자들 입장에서는 병을 낫게 해준다는데 그 돈이 문제겠어요? 고 선생은 그 심리를 아주 잘 이용한 거죠.” “그러다 어떻게 발각이 됐죠?” 송서림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무리 리스크가 작은 수술이라도 미세한 문제 때문에 사람 목숨이 위험해질 때가 있어. 그런데 고 선생은 당시 눈에 뵈는 게 없어서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지. 그러다 어느 한번 아주 간단한 수술에서 환자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 일어났어. 수술 사고가 일어났는데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나 몰라라 한 거야. 이에 간호사 한 명이 더는 참지 못하고 고 선생의 악행을 고발했지. 그 고발이 있고 난 후 조사팀을 결성해 조사를 해보니 가관이더구나. 돈거래에 선물 거래에, 쯧쯧. 더 기가 막히는 건 그 돈을 이미 다 써버렸다는 거야.” 김선재가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일로 고 선생은 사직서를 냈고 환자 가족들과 보상금에 관해서 합의를 봤어. 그렇게 우리 병원 명예도 지켜졌지. 사실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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