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3장

신이서의 질문에 신찬영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뭘 물어. 우리가 뭐 하는지 네가 제일 잘 알고 있잖아.” 뻔뻔스러운 그 말에 신이서는 하마터면 그대로 주먹을 날릴 뻔했다. 백 보 양보해서 신찬영이야 원래 멍청한 인간이라 이런다 치지만 신씨 부부와 신가영까지 합세해서 이런 짓을 할 줄은 몰랐다. “지금 다들 제정신입니까? 이대로 경찰에 신고할까요?!” “이게 어디서 협박이야! 할머니 일로 고소하지 않은 걸 감사하게 생각하지는 못할망... 윽, 아파...” 신찬영은 말을 채 잇지도 못하고 손으로 입을 감싼 채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신이서가 그를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입을 아예 놀리지 못하게 해놓을 것이지.” “역시 너였어! 네가 사람들을 시켜서 우리 아들 저렇게 만들어 놓은 거지?! 내가 이대로 넘어갈 것 같아? 병원비에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내가 싹 다 청구할 줄 알아! 네가 갚지 않으면 네 남편한테 연락해서 갚으라고 할 거야.” 전혜숙이 씩씩대며 소리를 질렀다.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 대체 언제까지 신찬영한테 휘둘리실 겁니까? 쟤가 멍청이에 아무짝에 쓸모도 없는 등신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게 그렇게나 어려워요? 쟤 때문에 집안 꼴이 엉망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신찬영을 믿으세요?” 신이서의 말에 신찬영이 발끈하며 대꾸하려다가 입술이 아파 다시 입을 닫았다. “이게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네 엄마가 너한테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지? 그렇지? 네 엄마가 아들을 낳은 나를 질투하고 부러워했던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우리 찬영이가 얼마나 똑똑한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이게 어디서!” 전혜숙의 말에 신이서가 코웃음을 쳤다. “당연히 모르는 사람이 없겠죠. 신찬영을 칭찬하면 작은어머니가 돈을 줬는데 그게 소문이 안 났겠어요?” 이에 말문이 막힌 전혜숙이 고개를 돌려 신건우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신건우가 사람 좋은 얼굴로 신이서를 타이르기 시작했다. “이서야, 우리는 너랑 얘기를 나누려고 온 거야. 그러니까 화부터 내지 말고 우리 말 좀 들어줘.” “얘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