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8장

“배운 적 없어. 자연스럽게 나온 거야.” “...” 송서림은 진지한 얼굴로 대답하고는 바로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그리고 신이서는 할 말을 잃은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집으로 돌아와 냉장고를 열어보니 전수미가 사람을 시켜 넣어둔 음식들이 보였다. “앉아요.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니까.” 신이서가 소매를 걷어 올리고 부엌으로 걸어 들어가려고 하자 송서림이 그녀의 손을 잡아 다시 소파에 앉혔다. “그럴 필요 없어. 이따 피자 올 거야.” “언제 시켰어요?” “아까 오는 길에 네가 잠시 편의점에 들렀을 때.” “...” 신이서는 그 말에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실 어릴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속으로는 괜찮다고는 하나 김춘옥과 신건우네 가족을 상대할 때마다 그녀는 계속 혼자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천성이 착한 사람들이라 웬만해서는 그냥 넘어가자는 주의였으니까. 하지만 신이서는 그러지 못했고 결국 어릴 때부터 그녀는 신가영과 신찬영이 괴롭힐 때면 부모님에게 이르는 것이 아닌 자기 방식대로 홀로 두 사람을 상대해왔다. 늘 그래왔기에 이번에 신건우네 가족이 돈 문제로 찾아왔을 때도 익숙하게 혼자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옆에는 송서림이라는 남자가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고 있었다. “움직이지 마.” 송서림이 신이서의 얼굴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는 손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실 방금 신이서가 넋 놓고 있을 때 송서림이 약상자와 클렌징 오일 등을 가지고 왔다. “아직 살짝 부었네. 화장 지우고 약 바르자.” “네.” 신이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손에 순순히 얼굴을 맡겼다. 송서림은 손에 클렌징 오일을 짠 후 조금은 서툰 손길로 부드럽게 신이서의 얼굴에 펴 발랐다. 그러고는 1분 후 화장 솜을 이용해 다시 조심스럽게 오일을 닦아내고 신이서에게 세안하고 오라고 얘기했다. 이에 신이서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깨끗하게 세안을 마치고 나왔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다시 그에게 얼굴을 들이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