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6장
신이서는 잠깐 생각하더니 송서림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이미 회사 일 때문에 많이 미뤄서 더는 안 돼요. 그리고 고작 그 사람들 때문에 물러서고 싶지는 않아요. 어릴 때부터 계속 양보만 해왔는데 다 큰 지금까지 계속 양보할 수는 없잖아요.”
단호한 신이서의 얼굴에 송서림도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알겠어. 그 대신 픽업은 매일 할 거니까 거절하지 마.”
“알겠어요.”
두 사람은 빌딩을 나가 근처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식사한 다음 바로 학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학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마침 유정인이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유정인도 신이서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이서 씨, 나 오늘부터 이서 씨랑 같은 클래스 들어요. 잘됐죠? 앞으로 잘 부탁해요.”
신이서는 잘됐다는 듯 활짝 웃고는 차 안에 있는 송서림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럼 나 들어가 볼게요.”
“그래. 차에서 기다릴게.”
신이서는 인사를 한 후 다시 뒤로 돌아 유정인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서림 씨는 정말 완벽한 남편 같아요. 수업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남편이 어디 있어요.”
“일이 좀 생겨서 불안해서 그래요.”
“혹시... 아까 아침에 이서 씨 찾아왔던 그 친척들 때문이에요? 엄마한테 들어보니까 이서 씨 이사했다는 얘기를 듣고 표정들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유정인은 신이서가 괜히 심란해할까 봐 그들이 배 아파하는 것 같았다는 서수란의 말을 살짝 바꿔 전했다.
하지만 신이서는 다년간의 경험으로 그들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이미 상상이 갔다.
“그 사람들 일은 그냥 잊어버려요.”
신이서는 유정인의 팔짱을 끼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거의 엘리베이터에 도착할 무렵 누군가가 뒤에서 신이서의 이름을 불렀다.
이에 신이서의 몸이 움찔 떨렸다.
유정인은 그런 그녀의 표정을 살피더니 뒤를 힐끔 보며 물었다.
“설마 저 사람들이 바로 이서 씨 친척분들인가요?”
신이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천천히 뒤로 돌았다.
이 네 명과 이런 식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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