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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장

신이서는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다시 물었다. “입까지 맞췄는데요?” “입을 맞춘 건 맞지만 각도를 보면 미세하게 여자 쪽이 더 적극적으로 몸을 기대왔어. 그러니 김준수는 이 영상이랑 사진이 공개돼도 여자 쪽에서 갑자기 달려드는 바람에 차마 피하지 못했다고 해명할 수 있어.” “그게 무슨... 와...” 신이서는 기가 막힌 논리에 할 말을 잃었다가 이내 송서림의 말을 확인하려는 듯 다시 사진과 영상을 다시 돌려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번 확인해본 결과 확실히 송서림의 말이 맞았다. 사진으로 보나 영상으로 보나 김준수가 먼저 입을 맞췄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각도였다. 옆 사람의 견해도 이러한데 뻔뻔하기 그지없는 김준수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여자 쪽이 먼저 다가온 것이라고 말할 게 분명했다. 신이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한 트럭인 김준수 때문에 머리가 아파 났다. “이혼 한번 하는 게 너무 어렵네요. 김준수는 정인 씨를 5년이나 강제로 집에 묶어놓고도 아직도 모자랐던 걸까요? 양심이 있으면 이대로 정인 씨를 놔줄 법도 하잖아요.” 송서림은 그 말에 김준수와 비슷한 누군가를 머릿속으로 떠올리고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김준수 같은 남자들은 많아. 집에 본처를 두고 누릴 거 다 누리면서 밖에서 다른 여자를 찾지. 김준수는 아마 저 여자 말고 또 다른 여자와 몰래 연애를 한다고 해도 정인 씨를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야. 정인 씨랑 이혼하는 건 여러모로 자기한테 불리하거든.” “...” 그 말에 신이서는 지독한 무력감과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의 부모님은 서로 무척이나 사랑했기에 아무리 친척들이 옆에서 뭐라고 해도 신이서는 단 한 번도 부모님 때문에 불행했다거나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부모님을 보고 자랐기에 그녀는 줄곧 결혼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기약하는 아주 아름답고 신성한 의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생각 때문에 한동안 사랑하지도 않는 송서림과 고작 돈 때문에 결혼한 것이 무척이나 수치스럽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세상에는 생각보다 여러 의미로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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