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2장

그러자 신이서가 골치 아픈 얼굴로 답했다. “그 노랑머리 남자는 웬 여자한테 돈을 받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했죠. 주서훈은 돈 같은 거 받은 적 없다고 했고요. 그렇다는 건 노랑머리 사건부터 다 그 여자의 계획이었다는 소린데, 그 여자를 알아낼 방법이 없으니...” 그때 도혜지가 의견을 냈다. “뭐가 문제예요? 회사에 여직원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 노랑머리랑 직접 대면하게 하면 되는 일 아닌가요?” 확실히 좋은 방법이었다. “그 일은 대표님께 바로 얘기해 볼게요. 지금은 그것보다 눈앞에 일을 먼저 처리하는 게 우선이에요.”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하면 당연히 정인 언니 이혼 아니겠어요? 하루빨리 언니가 그 쓰레기 새끼를 만나지 않게 도와줘야죠.” 도혜지의 말에 송서림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쉽지는 않을 거예요.” 이에 도혜지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물었다. “왜요? 수면제까지 탔는데 이 정도면 충분한 거 아닌가요?” “결혼을 안 했으면 상해죄로 바로 책임을 물을 수 있었을 테지만 가정 내에서 벌어진 일이라 기껏해야 부부 사이의 갈등밖에 안 돼요.” “네? 대체 어떤 가정에서 갈등을 수면제로 잠재워요?!” 도혜지가 씩씩거리며 묻자 송서림이 유정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수면제, 유정인 씨 거예요.” 그 말에 신이서가 조금 놀란 얼굴로 유정인을 바라보았다. “정인 씨, 수면제는 왜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임신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그때 시어머니랑 갈등이 컸거든요. 김준수는 일 때문에 고부 사이 일에는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고요. 당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좀처럼 잠이 안 와서 결국 의사 선생님께 수면제 몇 알 처방받았어요. 그런데 처방받고 먹기 시작하기도 전에 임신이라는 걸 알게 돼서 수면도 호르몬 때문이겠지 하고 수면제는 도로 집에 놔뒀거든요.” 유정인은 미안하다는 얼굴로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김준수는 정인 씨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라고 전에도 몇 번이나 다퉜다며 이웃들도 다 알고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정상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