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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장

“너 정말 끝이 없구나? 이게 어디서 쪽팔린 줄도 모르고! 우리 준수 너 때문에 결혼하고 하루도 피곤하지 않은 날이 없었어. 너를 먹여 살린 것도 모자라 호의호식하게 해줬으면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지 바람이 났다고 감히 의심을 해? 너 양심이 있는 거니? 난 정말 영주가 너처럼 될까 봐 걱정이다! 그리고 아이 엄마가 꼴은 또 그게 뭐야! 정말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유정인은 아까 김준수를 보자마자 외투를 벗어 던졌던 터라 지금은 잠옷 바람이었다. 잠옷 상의에는 유정인이 아이에게 젖을 주느라 튀었던 노란색 흔적이 남아있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옷이 이렇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텐데 김준수의 엄마인 심영자는 자신도 아이를 키워본 엄마면서 전혀 이해를 해주지 않았다. 유정인은 맞은 뺨을 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고는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저를 먹여 살렸다고 하셨어요? 어머니, 제가 해외로 나가려고 했을 때 무릎까지 꿇고 빌면서 가지 말라고 잡았던 거 어머니 아들이었어요. 저를 먹여 살리겠다고 약속한 것도 어머니 아들이었다고요.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하는 게 도리고 그래서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데 그게 대체 뭐가 문제라고 이러세요?” “너...! 이...!” 심영자는 말문이 막혔다. 그때 김준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너는 이 상황에 꼭 과거 얘기를 꺼내야 겠어? 그리고 지금 네 눈앞에 있는 사람은 네 시어머니야. 어른이라고. 그런데 교양없이 어른한테 이게 대체 무슨 말버릇이야? 너 아무래도 제정신 아닌 것 같으니까 난 어머니 모시고 이만 돌아갈게. 넌 영주 곁에 있어.” “하하!” 유정인이 차갑게 웃었다. “왜 웃어?” “아까까지만 해도 영주 걱정돼서 나한테 뭐라고 하더니 막상 보살펴야 한다니까 발을 빼고 싶어졌어? 정말 입만 살았구나.” “나는 내일 출근을 해야 하잖아. 넌 그럴 필요 없고. 그래서 너한테 애 좀 돌보라 한 건데 그게 그렇게 못마땅해?” 김준수가 한숨을 푹푹 내쉬며 질린다는 듯이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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