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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장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식사가 차려졌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옆 테이블 사람들의 시선이 이상했다. 맞은편에 앉은 도혜지의 표정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신이서는 도혜지가 너무 마음이 불편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유정인과 함께 그녀를 안심시켰다. “여기 음식 맛있네요. 대접해줘서 고마워요.” 신이서가 말했다. “먹어봐요. 오늘처럼 대기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경우는 정말 드물어요.” 유정인도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도혜지는 간단히 대답했지만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원래는 서로가 체면을 세워주면 끝나는 일이었다. 그런데 반대편에 있는 임시후가 갑자기 잘난 척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봤죠? 역시 밖에서는 남자친구한테 의지해야 해요.” “...” 신이서와 유정인은 할 말을 잃었다. 도혜지는 난감한 듯 허허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시후는 도혜지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내 말 맞지? 나 너 때문에 고생한 거야.” 그러자 도혜지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고마워.” 그제야 임시후는 도혜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지.” 도혜지는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을 바라보던 신이서는 물조차 넘기기 힘들 정도였다. 유정인 역시 두 사람을 보고 마음이 불편해서 물을 벌컥 들이켰다. 임시후가 말했다. “다들 드세요.” “네.” 신이서는 젓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지금 신이서는 빨리 식사를 끝내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신이서는 다른 테이블에서 누군가가 그들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을 몰랐다. 양라희와 손정숙이었다. 손정숙의 대부분 지인들은 규칙을 잘 지키고 교양이 있는 사업가들이라 절대 4만 8천 원 때문에 소란을 피우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손정숙은 미간을 찌푸리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이 레스토랑 정말 질 떨어지네요. 저런 사람들을 들여보내고.” 같은 테이블에 있는 양라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사실 양라희는 신이서가 이곳에 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임시후가 세 사람을 데리고 이 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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