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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장

신이서는 다시 송서림 앞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맛있는 음식 가져올게요. 그리고... 저기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고 있어서 나 갈게요.” 그렇게 말한 뒤 송서림을 툭 치고 서둘러 엘리베이터로 뛰어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송서림이 속한 부서의 남자 동료들의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신이서는 엘리베이터에 서서 유정인과 도혜지를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도혜지가 말했다. “두 분 애정 표현이 많네요. 결혼한 부부끼리는 그런 거 안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유정인이 설명했다. “신혼이라서 그래요.” 도혜지는 그 말을 듣고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도 제 남자친구와 앞으로도 이렇게 달달했으면 좋겠네요.” 신이서는 쥐 구멍을 찾아 숨고 싶었다. “그만해요. 빨리 가요.” 그런데 세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건물 경비원이 누군가와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경비원 주제에 무슨 권리로 저를 막는 거죠?”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예약 정보나 출입증이 없으신 분들은 들여보내지 않습니다. 저희 건물엔 대부분 로펌, 회계법인, 첨단 기술 회사들이 있어서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어요.” “무슨 뜻이죠? 그 사람들은 신분이 높고 저는 자격이 없다는 건가요?” “그런 뜻 아닙니다. 여기 규칙을 지켜주세요.” 경비원은 침착하게 설득했다. “제가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고요?” 그 남자는 불쾌한 듯 반박했다. 경비원은 말문이 막혔지만 언제든 그 남자를 내쫓을 준비가 되어 있는 듯 서 있었다. 신이서도 여기 와서 규칙을 따지는 그 남자가 어이없었다. 여기 위층에 있는 회사들은 충분히 그 남자에게 법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가르쳐 줄 수 있었다. ‘서울에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옆에 있던 한 사람이 달려가 그 남자를 잡아당겼다. “임시후, 뭐 하는 거야?” “도혜지, 마침 잘 왔어. 이 경비원한테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말해줘. 내가 여기 들어올 자격이 없어? 너 이제 좋은 회사 다녀서 내가 널 만나려면 다른 사람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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