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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장

신이서는 무의식적으로 컴퓨터의 채팅창을 닫고 고개를 들어 눈앞에 있는 정해인을 바라보았다. “신이서 씨, 회사에 채팅하러 오라고 한 건 아닌데요.” “죄송합니다.” 신이서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알기에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정해인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고 돌아서서 사무실로 돌아가자 신이서도 더 이상 수다를 떨지 않고 서둘러 일했다. 이때 사무실에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을 본 정해인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정 비서 무슨 일이에요? 나 지금 병원에 있어요.” 전화를 받자 양라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정해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양라희가 옆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정해인은 짧게 요점만 말했다. “오늘 점심에 신이서 씨가 근처 쇼핑몰에 가서 용진숙 어르신께 줄 선물을 사러 간다고 했어요.” “알겠어요.” 양라희는 전화를 끊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신이서가 용진숙 어르신에게 선물을 드리려고 하다니.’ 그날 자선 디너쇼에서도 용진숙이 신이서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는데 만약 두 사람이 친해지면 신이서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생기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자 양라희는 눈썹을 찌푸리며 신이서를 절대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이때 의사와 대화를 마친 손정숙이 밖으로 나왔다. 손정숙은 양라희가 정신이 없는 것을 보고 그녀가 자신의 팔을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라희 씨, 괜찮아요. 의사 선생님이 잘 회복하고 있다고 하셨어요.” 손정숙의 목소리를 듣자 갑자기 양라희는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양라희는 고개를 들어 손정숙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어머님,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어요. 제가 식사 한 끼 대접해 드릴게요. 밥을 먹어야 힘이 나죠. 어머님은 저뿐만 아니라 청하 때문에 또 고생 많이 하시잖아요. 제가 마음이 너무 아파요.” “알았어요. 또 우는 거 봐요. 그럼 같이 밥 먹어요. 요즘 확실히 밥을 먹을 기분이 아니었어요. 청하만 생각하면 내가...” 손정숙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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