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6장
송서림은 못 들은 척하고 신이서의 방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신이서는 다급히 말했다.
“서림 씨 이불은 안 가져올 거예요? 내 이불은 그렇게 크지 않아요.”
송서림은 깊은 눈빛으로 말했다.
“그거면 충분해.”
왠지 모르게 신이서는 입이 약간 말랐다.
그래서 서둘러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송서림은 연한 핑크색의 부드러운 이불을 정리하고 있었다.
“내일 아침에 회의가 있으니까 일찍 자.”
“네.”
신이서는 반대편에 누우러 갔다.
혹시나 송서림을 건드려 오해를 살까 봐 더욱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원래 잠을 반듯하게 누워서 자는 편이 아니었던 신이서는 이 때문에 매우 불편했다.
예전에는 송서림과 같은 이불을 덮고 자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걸로 불편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 두 사람 사이에는 커다란 빈 공간이 있어서 이불을 잘 덮지 못하자 바람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이 두꺼운 이불을 덮으나 안 덮으나 무슨 차이점이 있단 말인가?
신이서의 다리로 바람이 새어 들어와 추위에 다리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서울의 날씨는 이렇다. 추울 때는 수십도씩 급격하게 떨어지고 적응할 시간도 별로 주지 않는다.
어제는 짧은 치마를 입었는데 오늘은 패딩에 내복까지 꺼내 입었다.
신이서가 안 춥다고 자기 최면을 걸고 있을 때쯤 갑자기 등 뒤가 따뜻해지더니 온몸이 따뜻한 포옹으로 감싸였다.
신이서는 몸이 더욱 굳어졌다.
‘서림 씨가 잠들어서 실수로 안은 건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신이서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송서림이 잠들었다면 내일 깨어나서 자기가 유혹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살며시 그를 밀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뒤로 돌자마자 송서림의 깊은 눈빛을 마주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헉.”
신이서는 목에서 아주 낮은 소리를 냈다. 조금 놀란 듯하고 겁도 난 듯하며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너무 가까웠다. 정말 너무 가까웠다.
송서림의 속눈썹마저 선명하게 보였다.
두 사람은 얼굴을 맞대고 얼어붙어 있었다. 닿을 듯 말 듯했지만 둘 중 누구도 선을 넘으려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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