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7장

“그럼요.” 애써 미소를 짓는 양라희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회사로 향하는 길, 세 사람 중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신이서는 이렇게 조용히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싶었지만 양라희가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양라희가 스피커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머, 블루투스가 자동으로 연결됐네. 음악이라도 들어야겠다. 정신 번쩍 들게.” 괜찮다고 말하기도 전에 양라희의 손은 어느새 터치 화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과연 블루투스 연결 화면에 뜬 디바이스는 총 세 개, 기본 브랜드 이름으로 설정된 송서림의 휴대폰과 같은 기종에 자신의 이름 뒤에 하트까지 적은 양라희의 폰, 그리고 심플한 두 사람의 명칭과 상반되게 ‘연결하면 죽는다’라는 과격한 신이서의 닉네임도 보였다. 어딘가 유치한 작명에 창피한 것도 그렇고 왠지 양라희와 송서림 두 사람이 더 커플처럼 보이는 것 같이 신이서는 왠지 마음이 언짢았다. ‘두 사람 언제 이렇게 친해진 거야. 이번이 처음 연결된 것도 아닌 것 같고...’ 이때 송서림의 차가운 목소리가 뒷좌석에서 들려왔다. “앞에 봐.” “아, 네.” 한편 플레이리스트를 쭉 훑어보던 양라희가 입을 열었다. “우리가 해외에서 자주 봤던 오페라 OST 듣자. 분위기 있고 좋잖아.” 소프라노의 높은 고음이 차를 가득 채우고 신이서는 백미러로 송서림을 힐끗 바라보았다. ‘이런 노래가 취향이었나? 트로트 취향 아니었어?’ 순간 시선을 마주친 송서림이 눈썹을 씰룩하자 신이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운전에 집중했다. 한편, 조수석에 앉은 양라희는 음악에 심취한 듯 고개를 흔들다 물었다. “이서 씨도 이 노래 들어본 적 있죠? 엄청 유명한 오페라잖아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인데 티켓팅도 엄청 어려워요.” “글쎄요. 전 처음 듣는데요. 가사도 잘 못 알아듣겠고.” 신이서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어머? 서림 오빠가 자주 듣는 노래인데 몰랐다고요?” 양라희는 괜히 놀란 척 오버스럽게 리액션을 해보였다. “서림 씨가 좋아하는 노래면 저도 좋아해야 하나요?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