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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장

같은 시각 병원에서 엄마를 모시고 있던 신이서는 등골이 오싹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모습을 본 간병인 이모가 물었다.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신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지 으슬으슬 하네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이자 금방 컨디션을 회복했다. 간병인 이모는 벽시계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벌써 다섯 시가 다 되어 가는데 안 가봐도 돼요?” “다섯 시요?” 신이서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난 줄 몰랐는지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러고선 부랴부랴 짐을 챙겼다. “이모님, 저희 엄마한테 무슨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연락주셔야 해요. 몇 시가 됐든 상관없으니까 꼭이요.” “그건 걱정말아요. 조심해서 가요.” “감사합니다.”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간 신이서는 엘리베이터를 내리자마자 집 문밖에 서 있는 전수미를 발견했다. “어머님, 왜 안 들어가시고 밖에 서 있으세요?” “너희들 걱정돼서 급하게 나오다 보니까 키를 깜빡 놓고 왔네. 마침 핸드폰도 배터리가 없어서 지금까지 연락도 못 하고 여기서 기다렸어.” 지친 모습으로 허탈하게 얘기하는 전수미를 보자 신이서는 극도의 죄책감이 밀려왔다. “어머님, 죄송해요. 걱정 많으셨죠.” “미안하긴. 난 네가 힘들어할까 봐 마음이 너무 무거웠어.” 전수미는 신이서의 손을 잡았다. “들어가서 얘기하자꾸나.” 신이서는 재빨리 문을 열었고 신발장에서 전수미를 위해 준비해 뒀던 슬리퍼를 꺼냈다. 전수미는 착하고 예의 바른 신이서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자, 이제 그만하고 얼른 이쪽으로 앉아. 서림이랑은 어떻게 된 거니?” “그게...” 신이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네가 정말 이혼하고 싶다면 난 존중해. 다만 서림이 그 자식 제대로 혼쭐내야지.” 전수미는 격분하며 말을 이었다. “애초에 돈이 부족한 걸 빌미로 서림이랑 결혼하게 만든 사람이 나잖니. 안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데 만약 서림이가 정말 나쁜 짓을 한 거라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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