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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0장

오늘 이렇게 뻔히 육시원을 이용한 것에 대해 지아는 스스로도 몹시 미안했다. 이젠 고현진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는데 계속 육시원을 끌어들인다면 아마 더 엄중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고현진의 미움을 산다면 육씨 가문이 아무리 산업이 많고 집안 형편이 넉넉하더라도 아마 자산이 감소될 것이다. 지아는 머리를 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 고마워.” 말을 마친 후 그녀는 모두에게 다정하게 인사하고는 바로 떠났다. 고현진은 그녀의 뒤를 따라 쫓아왔다. “아무리 화났어도 저녁에 자신의 안전을 대가로 장난쳐서는 안 돼요.” 고현진은 지아의 손목을 꽉 잡아당겨 멈추게 하고 자신의 눈빛을 바라보게 했다. “안전이라고요? 지하철을 타는데 안전하지 못할 것도 없어요. 오히려 현진 씨와 함께 차에 타는 게 안전하지 않아 보여요.” 입가에 웃음을 피우면서 그녀는 그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근히 힘을 쓰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지아의 집까지 두 정거장 거리였다. 방금 고현진의 태도로 보아 화가 난 게 분명했으니 지아는 공은별이 쓸데없이 화풀이 대상이 되는 게 싫어 임시로 지하철을 타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리고 지하철은 편하고 속도가 빠르며 차가 막히지 않아서 휴대폰으로 천 원 좌우만 내면 역을 나가지 않으면 마음대로 탈 수 있었다. 고현진은 그녀가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할 줄 몰라 그녀의 뒤를 따라 함께 지하철에 올랐다. 지아는 원래 고현진이 지하철을 보지도 못했을 줄 알았다. 그처럼 태어나서부터 최고급 스포츠를 봐온 사람이 어떻게 일반인처럼 지하철을 탈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생각한 지아는 더 빨리 걸으며 그를 멀리 따돌리려 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고현진은 지하철을 타는 절차에 아주 익숙했고 그녀의 뒤를 바싹 따랐다. 이때는 러시아워가 아닌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타고 있었다. 지아가 차에 올랐을 때는 이미 빈 자리가 없어 한쪽에 손잡이를 잡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고현진은 조용히 그녀의 뒤에 서서 그녀를 팔 안에 감싸고 주변의 붐비는 사람들과 격리했다. 오늘 밤의 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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