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5장
“이 술 괜찮네. 독하다.”
신이서는 잔을 코끝에 가져다 대고 냄새를 맡더니 한 모금 마셨다.
입안에 닿는 순간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다가 곡물 발효 특유의 향이 뒤따라왔다.
음미할 때 퍼지는 강렬한 술 향기는 마치 풀려난 야생마처럼 혀끝에서 맴돌며 자극적이고 통제하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이럴 땐 술만 마실 순 없지.
소경진은 벌써 주방에서 재료를 찾고 있었다.
지아는 원래 간단한 꼬치구이를 생각했는데 재료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샤부샤부를 준비하게 됐다.
지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외국에 왔으니 뭔가 다른 걸 먹어 보려고 했는데, 결국 또 샤부샤부네.”
“그럼 냉장고에 있는 인스턴트를 먹던가.”
소경진은 지아의 투정을 받아주지 않고 바로 쏘아붙였다.
술 한 잔에 지아는 벌써 알딸딸해졌다.
소경진의 핀잔 어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냉장고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나, 분명 여기 스테이크가 있는걸 봤는데...”
지아는 비틀거리며 냉장고 안에 머리를 집어넣고 찾았다.
“너 차라리 그 안에 들어가지 그래.”
소경진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리더니 엄지와 검지로 지아의 옷깃을 잡아 아기 고양이처럼 끌어냈다.
“스테이크는 이미 재워 놨으니까 나가서 기다려.”
그 말을 듣자 지아는 자기를 끌어낸 것도 잊고 순순히 식탁으로 돌아갔다.
지아는 술이 약해서 딱 한 잔 마셨는데도 비틀거리며 걸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셋은 함께 모여 앉아 최근에 겪었던 재미있는 일들을 나누며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흔하고 진부하지만 딱 맞는 말이었다. 행복한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다음 날, 신이서가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서야 두 사람은 잠에서 깨어 각자 방에서 나왔다.
마침 옷을 갈아입으려던 신이서는 둘에게 어떤 옷이 어울리는지 물어봤다.
“오기 전엔 정장을 입을 자리가 있을 줄 몰라서 편한 옷만 가져왔거든. 그래서 오늘 몇 벌 왔는데, 어떤 게 나을지 좀 봐줘.”
신이서의 옷은 모두 예뻤고 오늘 저녁 자리에 잘 어울렸다.
지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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