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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0장

퇴근 후. 민현우가 주차장에서 방유리를 기다릴 때 마침 신이서와 송서림이 함께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송서림의 얼굴은 여느 때와 달리 부드러웠다. 남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대할 때 나오는 표정이다. ‘신이서 씨 말처럼 내가 사랑에 눈이 먼 것 같아.’ 그의 사랑만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랑도 중요하긴 마찬가지다. “현우야, 뭘 보고 있어?” 방유리가 다가와 민현우의 어깨를 툭 쳤다. 그제야 그는 정신을 차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차에 타. 레스토랑 예약했어.”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방유리는 민현우가 자신의 입맛에 맞게 레스토랑을 골랐다는 것을 알고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민현우는 알았다고 대답했지만 얼굴에는 예전처럼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 방유리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물었다. “왜 그래? 기운이 없는 것 같아.” 민현우는 대답하지 않고 레스토랑을 가리켰다. “가자. 잠시 후 사람이 많아지면 넌 불편할 수 있어.” 전에 방유리가 사람이 많다는 핑계로 저녁 식사를 그만두고 떠난 적이 있었다. 예전엔 방유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 어설픈 핑계를 받아들였지만 이젠 모든 것을 직시하고 헛된 생각을 포기하기로 했다. 방유리는 오히려 개의치 않고 자리에 앉아 예전처럼 간단한 음식을 주문하고 조용히 기다렸다. 아마 너무 조용해서인지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표정이 점점 어색해졌다. “민우야, 너 왜 그래? 괜찮다고 말하지 마. 난 다 보아냈어. 식사하러 오면서 지금까지 넌 수심에 잠긴 것 같아.” 방유리가 그의 기분을 이렇게 빨리 알아차리긴 이번이 처음이다.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슬퍼해야 할지도 몰랐던 그는 방유리에게 일말의 기대가 생겼다. “괜찮아,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여태껏 방유리를 쫓아다니면서 민현우가 가장 원했던 건 그녀의 관심일 뿐이다. 모처럼 방유리가 자기를 관심하자 민현우는 그녀의 곁에 좀 더 머물고 싶었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그는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다는 걸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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