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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필요 없어." 송서림은 차갑게 말하더니 이내 아무런 표정도 없이 시선을 거뒀다. 하여 서달수는 감히 눈도 못 마주치고 겁에 질린 채 가속 페달을 밟고 떠났다. ... 한편 신이서는 이태현과 같이 산부인과로 향했다. 차에서 내리자 이태현의 낯색은 창백해졌고 기가 잔뜩 죽은 상태였다. 그녀는 걱정이 되어 뒤를 따랐다. 수술실 밖, 이태현은 의사의 설명을 듣자 허리를 제대로 펼 수도 없었다. "보호자님, 지금 아내 분이 대출혈이 왔어요. 아직 수술 중인데 혈액 재고가 부족한 상태예요. 지난 밤 시골에서 버스가 전복되어 혈액 저장소에 있던 혈액이 모두 그쪽으로 보내져 지금 연락 중이니 기다려주세요." 의사의 어두운 얼굴을 보아하니 그다지 낙관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그 말에 이태현의 얼굴에는 조금의 혈기도 사라진 채 당장이라도 바닥에 주저앉을 것 같았다. "제 피를 체혈하세요! 꼭 제 아내를 살려주세요!" "B형 피이신가요?" "저는... 아니에요." 신이서는 곧 쓰러질 것 같은 이태현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제가 B형이에요. 제가 헌혈할게요." 그 말에 이태현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신이서가 그를 위로했다. "이 부장님, 일단 사람부터 살리죠." 말한 뒤, 그녀는 곧바로 간호사를 따라갔다. 체혈을 하니 조금 어지러웠는데 다행히 간호사가 수술실 밖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 모습을 보자 이태현이 곧바로 달려갔다. "이서 씨,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좀 쉬면 돼요." 신이서는 어지러운 머리를 만지며 자리에 앉았다. 조금 뒤, 수술실 문이 열리면서 의사가 나왔다. "보호자님, 축하드립니다. 산모와 아이는 무사합니다. 다행히 헌혈자 분이 제 시간에 왔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태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별말씀을요." 의사가 나온 뒤, 아내가 나오자 이태현은 곧바로 아내의 손을 잡았다. 신이서는 그들과 함께 병실로 향했다. 텅 빈 병실을 보자 급하게 오느라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여 그녀는 곧바로 병실에서 나와 마트로 향했다. 다행히 산부인과 밑 마트라 필요한 모든 것이 있었다. 그녀는 간단한 출산 용품을 사고 순면으로 된 여성 잠옷 한 벌을 더 구매했다. 그렇게 다시 병실로 돌아가자 최화연이 정신을 차린 상태였다. 그녀는 신이서를 보자 흠칫 놀랐다. 그 모습에 이태현이 얼른 설명했다. "이분은 신이서, 이서 씨야. 지금 우리 회사와 이서 씨 회사가 협력을 논의하는 중이야. 이번에 이서 씨가 헌혈을 해줘서 당신을 살릴 수 있었어. 이서 씨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감히 생각도 하기 싫어." 신이서는 싱긋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최화연 씨. 득녀를 축하드립니다." “고마워요.” 최화연이 겨우 말을 떼더니 고개를 돌려 이태현을 바라보았다. "여보, 물 마시고 싶어." "그래, 내가 바로 사러 갈게." 이태현은 아내의 말이라면 뭐든지 듣는 타입이다. 목 마르다는 말에 신이서가 곧바로 귀띔했다. "이 부장님, 산모는 차가운 물을 마시면 안 돼요. 방금 제가 산 출산용품들이에요. 물컵도 있으니 씻어서 따뜻한 물을 받아오면 돼요." "이서 씨,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것까지 챙겨주다니 정말 너무 고마워요." 이태현은 쇼핑백을 건네받은 뒤 얼른 컵을 꺼내 밖으로 향했다. 한편 병상에 누워있는 최화연은 조용히 신이서를 훑어보았다. “말해봐요, 내 남편과 무슨 사이예요?” 최화연의 질문을 듣자 신이서는 잠시 멈칫했다.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하지만 최화연은 겨우 수술실에서 나왔으니 충격을 받으면 안된다. "최화연 씨, 오해하지 마세요. 저희는 정말로 협력 관계예요. 이 부장님은 아내를 아주 신경 써요. 아내에게 사고가 생긴 걸 듣고는 너무 놀라 부들부들 떨더라니깐요." 신이서가 최선을 다해 설명했지만, 최화연은 피식 웃더니 상처가 아픈 것인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화난 기색은 전혀 없었다. "놀란 것 좀 봐요. 제 남편의 연기에 이서 씨도 놀란 거죠?" "그게..." 신이서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제 남편이 연기하는 거예요. 잘못을 탓하려면 Ian을 탓해야죠. Ian이 항상 제 남편을 앞세워 수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있어요. 그러니 제 남편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안 되면 협박이라도 하는 거예요." 최화연은 적응이 된 듯 했다. 그 모습에 신이서는 난감한 얼굴로 싱긋 웃었다. 보아하니 이태현은 레스토랑에서 일부러 그렇게 행동했다. 그녀 때문에 화상을 입었는 데도 그는 아무런 행동도 없었다. 하지만 낯선 이름이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 "Ian?" "유일 테크의 대표잖아요. 설마 모르시는 거예요? 그 사람은 신비로운 사람이에요. 그 사람과 협력하면 아주 재수가 없을 거예요. 그 사람은 여자를 싫어하거든요." 최화연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송서림의 말이 맞았다. 유일 테크의 대표는 정말 남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신이서는 대답할 수 없어 그저 가볍게 웃었다. "최화연 씨, 지금은 협력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그들의 요구조차도 알아내지 못했거든요." "그렇군요..." 최화연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신이서의 말을 이해하고는 입을 떼려던 순간 이태현이 물을 들고 들어왔다. "여보, 일어나서 물 마셔." "잠깐만, 옷을 입지 않았어. 옷 가져왔어? 수술 전에 입던 옷은 피로 물들어 입을 수가 없어." 최화연이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급하게 오느라 몰랐어..." 이태현도 난감했다. 그 말에 신이서가 쇼핑백에서 잠옷 세트를 꺼냈다. "제왕절개 수술을 할 때는 옷을 못입는다고 들었어요. 아까 잠옷을 하나 샀는데 재질이 부드러워 최화연 씨가 편하게 입을 수 있을 거예요." "이서 씨, 정말 고마워요. 창피를 당할 뻔했어요." 최화연이 이불을 꼭 잡은 채 말했다. "그럼 최화연 씨, 편하게 쉬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신이서는 이번 일로 이태현을 이용할 생각이 없어 곧바로 고개를 돌려 자리를 떠나려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두 사람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그때 최화연이 다급히 그녀를 불렀다. "잠깐만요." 최화연이 이태현의 팔을 잡았다. "생명을 구한 은혜는 하늘보다 커. 당신이 이전에 이서 씨를 고의로 괴롭히려 했잖아. 당신, 할 말 없어?" 이태현은 곧바로 아내의 뜻을 이해하고 일어나 신이서에게 다가갔다. "이서 씨, 정말 미안해요. 저는 이서 씨가 김유진처럼 정당하지 못한 수단으로 계약을 따내려고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레스토랑에서 고의로 이서 씨를 난처하게 한 건데 저를 무참하게 거절할 줄은 몰랐어요. 이서 씨와 남편의 사이가 아주 좋은 걸 알 수 있었어요." "네. 괜찮은 정도예요." '룸메이트로서 꽤 괜찮죠.' 하지만... "이 부장님은 김유진과 친하지 않나요?" 신이서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안 친해요. 김유진의 삼촌과 계약한 적이 있어요. 김유진의 삼촌이 같이 식사하자고 해서 간 건데 만나자마자 그런 행동을 할 줄은... 얘기도 하기 싫네요. 지금 여자들이 그렇게 개방적일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럼 백을 선물하지 않았어요?" "뭘 선물했다고요?" 이태현은 어리둥절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렇게 신이서는 곧바로 김유진의 자작극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자작극 때문에 하마터면 머리가 복잡해질 뻔했다. 그때 이태현이 말했다. "그리고 저희 대표님의 요구는 이서 씨의 생각처럼 복잡하지 않아요. 대표님은 전문성에 매우 신경을 쓰는 사람이라 오픈 파티를 제대로 디자인하려면 반드시 우리 업계에 대해 이해해야 해요." "그리고 대표님은 사치스러운 걸 싫어해요. 이전에 몇몇 회사는 저희 대표님이 갓 귀국한 데다 돈이 많은 걸 알고는 호구라고 생각해서 저희가 협력을 거절한 거예요." "기억하세요. 반드시 전문성이 있어야 해요. 그 외에는 저도 더 이상 말할 수 없습니다." "고마워요." 신이서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신규 회사의 오픈 파티는 선전을 위해 대부분 화려한 스타일로 연다. 그녀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다행히 이태현이 팁을 알려주었다. 이제 그녀는 많은 스타일을 배제할 수 있다. 그리고 남은 건 전문성이다... 신이서가 고민할 때 이태현이 그녀를 불렀다. “참, 저한테 내일 기술 전시회 입장권이 있어요. 서울에서 연구하는 기술이 전부 전시될 거예요. 이서 씨한테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저희 대표님도 참석할 거니 대표님을 만나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그의 대표는 다른 설명이 필요없이 그 얼굴만 봐도 영감이 끊임없이 솟아날 것이다. 하여 신이서는 활짝 웃으며 입장권을 받았다. "고마워요. 그럼 먼저 갈게요." 그때 최화연이 말문을 열었다. "잠깐만요. 새벽이라 여자 혼자 돌아가는 건 너무 위험해요. 여보, 이서 씨를 데려다줘. 저와 아기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잖아." 이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이서 씨. 이쪽으로 가요." 신이서가 시간을 보자 이미 12시가 넘었다. 그녀는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이라 두 사람의 친절한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럼 실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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