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장
신이서가 말했다. "아니요."
주 팀장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일 퇴근 전까지 다 작성해서 제출해. 내가 한번 살펴볼 거야. 괜히 회의에서 웃음거리로 만들 순 없잖아. 이렇게 결정했으니까 다들 가서 작업해 얼른."
말을 마친 주기훈이 자리를 떠났다.
신이서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실수를 할까봐 걱정하시는 걸까?
이건 분명 김유진을 위해 나서는 것이다.
김유진은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신이서를 가리켰다. "이서야, 이번에는 부디 잊지 말아줘."
신이서는 아무 대답이 없었지만 주먹을 불끈 쥐어서 손이 다 빨개졌다.
사실 그녀는 어제 이미 사직을 생각했지만 결국 마음을 접었다.
한번 사임하면 그녀가 표절한 라벨을 영원히 떼어낼 수 없고 이 업계에서도 그녀를 매장할 것이다.
수년간의 노력이 수포가 된다.
그녀에게는 중병에 걸린 어머니가 있어 아주 많은 돈이 필요하다.
항상 전수미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송서림에게 누를 끼쳐서는 더욱 안 된다.
평범한 직장인로서 권위와 불공평에 맞서면 대체 어떻게 저항해야 할까?
참아야겠지.
이것은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쩌면 누군가는 그녀가 자초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신이서에겐 더 이상 돌아갈 길이 없다. 그녀는 눈 딱 감고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신이서는 아침부터 바쁘게 일을 하다가 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돌아와 보니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핸드폰을 꺼내자마자 그녀는 단톡방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녀들은 주기훈과 함께 식사하러 갔다.
신이서는 그들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전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자신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지만 뒤돌아보니 본인이 어느덧 그 안에 있었다.
그녀는 텅 빈 사무실에 앉아 머리가 텅 빈 것 같은느낌이 들었다. 본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게 말이다.
관둬야지, 굳이 뻔뻔스럽게 그들을 찾아가 왜 자신을 따돌렸냐고 묻고 싶지도 않았다.
창피함을 자초하는 일이니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부터 심사숙고해야 한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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