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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장

하지만 신이서는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송성일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주제 파악은 송성일 씨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대체 뭘 믿고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는지 모르겠네요. 어렵게 올라간 자리에서 얼마 전에 내려오셨다면서요? 왜요? 역시 영 자기 자리가 아닌 것 같던가요?” “신이서!” 송성일이 무섭게 노려보든 말든 신이서의 공격은 계속됐다. “능력이 없으면 납작 엎드려서 배우기라도 하세요. 지금 이게 뭡니까. 뭐 하나 제대로 해내는 게 없잖아요. 일 터지면 아버지를 부르기나 하고. 옆에서 보는 내가 다 부끄러워요. 아, 오해하실까 봐 말을 덧붙이자면 지금 하는 말은 회사를 대표해서 하는 말이에요. 서림 씨의 와이프 입장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송성일은 씩씩대며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송진성의 얼굴은 굳어질 대로 굳어졌다. 아들을 이용해 두 사람의 기를 누르려 했더니 그 아들이 이제는 여자에게까지 말로 져버렸다. “송성일, 앉아! 여기가 시장통도 아니고 소리는 왜 질러? “회장님,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여기가 정말 시장통이라고 해도 아드님은 가격 하나 제대로 깎지 못할 언변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신이서의 조롱에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웃음을 터트렸다. 줄곧 무표정이던 송서림도 그 말에 움찔하며 피식 웃었다. 송진성은 이에 이를 꽉 깨물더니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이만 자네 마누라를 자리에 앉히지? 중요한 얘기 중 아니었나?” “신이서, 들었어? 자리에 앉아.” “네, 알겠습니다.” 송서림과 신이서는 정말 상사와 부하처럼 행동했다. 이에 송진성도 더 이상 뭐라 할 수 없어 헛기침을 한 번 하며 입을 열었다. “돈이 적어서 그러는 거면 한 번 더 협상을 해보지.” “돈은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얼마를 주시던 저희 성에는 안 찰 테니까요. 그런데 합의는 해야 하니 돈 대신 제 제안 하나 들어주세요.” 그 말에 송진성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돈으로 협상하는 게 훨씬 나았다. 돈이 아닌 다른 건 변수가 너무나도 많으니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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