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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장

신이서의 말에 신가영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사실 아까 신이서를 만난 건 완전히 우연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만난 김에 달라진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녀를 붙잡았다. 하지만 신이서는 그녀의 심경의 변화를 듣고 응원해주지는 못할망정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신가영는 권성호가 떠나기 전에 했던 ‘신이서가 더 낫다’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다. ‘대체 내가 신이서 보다 못한 게 뭔데.’ “왜 사람들은 항상 네가 나보다 너 낫다고 생각하는 걸까? 난 정말 그 이유를 모르겠어.” “신가영, 너는 네가 최고이기를 바래? 세상에는 너보다 나은 사람이 널리고 널렸어. 이게 그렇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야? 그리고 왜 자꾸 나와 비교하는데? 너는 너고 나는 난데.” 신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신가영을 바라보았다. 신이서의 말대로 세상에는 신가영보다 대단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애초에 누구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는 일이다. 다 다른 사람들인데 비교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나는 네가 싫어. 신씨 가문에서 너랑 내 지위가 다를 거 없다는 걸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어른들이 오빠를 더 챙길 때마다 나는 너랑 같은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아서 너를 더 괴롭히고 너한테 못되게 굴었어. 그런 거로 너와 내 격차가 벌어질 줄 알았거든. 그런데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아니, 결과적으로 나만 바보 됐지.” “신가영, 그 지경까지 이른 건 순전히 네 문제야. 너는 충분히 생각을 달리하고 상황을 바꿀 수 있었어. 그런데 항상 남한테 의지하기만 했었잖아. 너는 너 혼자 사는 법부터 배워.” 신이서는 말을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가영은 고개를 들어 그런 신이서를 보며 물었다. “나중에 너한테 또 연락해도 돼?” 그 말에 신이서는 조금 놀랐다가 이내 거절했다. “아니. 연락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각자 인생에 집중하자.” 신가영을 거절한 이유는 첫째로는 그 많았던 일들을 다 없는 것으로 해줄 만큼 막역한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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