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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장

“이사한 다는 말이 놀리는 거지 뭐예요! 신이서는 자가라고 으스대는 것도 아니고.” 신가영이 최정희를 노려보았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나는 너희 엄마가 새집으로 이사했다길래 너한테 그 돈을 준 것뿐이야.” 최정희가 아무런 동요도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신가영이 전혜숙을 힐끔 보더니 다시 시선을 돌려 최정희에게 말했다. “됐어요. 우리도 돈 있어요.” 최정희는 그 말에 돈 봉투를 다시 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친척들은 그 광경을 보고 저마다 눈빛을 주고받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집을 나가버렸다. 그리고 최정희도 아무 말 없이 간병인과 함께 나갔다. 신가영은 모두가 떠난 후 다시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떨어진 다이아를 보며 속상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엄마,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 나조차도 비싸서 함부로 들고 다니지 못하는 건데 이걸 이렇게 만들어놓으면 어떡해!” “이 계집애가 진짜! 너 미쳤어? 사람들 많은 데서 꼭 엄마 개망신 줘야 속이 시원해?” 전혜숙은 손을 들어 신가영의 이마를 꾹꾹 눌렀다. 신가영은 전혜숙의 이런 태도에 기분이 확 나빠졌다. 지금 이 집안을 먹여 살리는 건 자신인데 대체 왜 자기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최근 번 돈이 전부 신찬영의 빚을 갚는데 들어갔는데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집에 없는 사이 남의 물건으로 자랑하다가 망가트려 놓고 도리어 화까지 내자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신가영은 전혜숙의 손을 세게 밀어내며 큰소리로 외쳤다. “엄마,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지금 우리 집안을 먹여 살리고 있는 건 나야! 권성호랑 결혼해서 해외로 가면 아예 엄마 용돈을 끊어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야! 알아들어?” “너...” 전혜숙은 힘들게 키운 딸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이 집안의 사람들은 원래부터 자기 이익이 제일 중요한 사람들이었다. 신가영은 전혜숙이 충격을 받든 말든 가방을 끌어안고 속상한 표정을 지었다. 해당 가방은 한정판이었고 신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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