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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장

도혜지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에요. 이서 언니, 전에 살던 그 집 혹시 아직 비어있어요? 아직 묵을 곳을 찾지 못해서요.” “우리 엄마 퇴원했어요.” “병이 심하다고 하지 않았어요? 벌써 퇴원했어요?” 도혜지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간병인을 구해서 24시간 돌보고 있거든요. 그러니 당연히 빨리 나았죠.” 신이서는 자랑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도혜지가 현실을 깨닫길 바라서였다. 임시후는 좋은 남자가 아니었고 심지어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이번에 돌아온 도혜지는 예전보다 훨씬 많이 변해있었다. 도혜지가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 “이서 언니가 지금 잘살고 있다는 거 알아요. 혹시 돈 좀 빌려줄 수 있어요? 지낼 곳부터 찾으려고요.” 유정인이 도혜지가 안쓰러워 자기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려던 그때 신이서가 말렸다. 신이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20만 원을 주었다. “이것밖에 못 줘서 미안해요. 집 대출금도 갚아야 하고 엄마가 금방 퇴원해서 몸보신도 해드려야 하거든요.” 도혜지는 싫은 내색하지 않았다. “고마워요, 이서 언니. 지금 나 때문에 엄청 화났다는 거 알아요. 근데 지금은 진짜 이 아이가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알았어요. 울지 말고 그만 가봐요. 우리 일해야 해요.” “네.” 도혜지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간 다음 제시카가 입을 삐죽거리면서 신이서 앞으로 다가왔다. “이서 씨, 이 원피스 이쁘네요. 새로 산 거예요?” 신이서가 활짝 웃었다. “시어머니가 사준 거예요. 쇼핑하다가 나한테 어울리는 거 있으면 항상 사다 줘요.” “이서 씨한테 너무 잘 어울려요. 시어머니랑 서림 씨 보는 눈이 참 있네요. 매번 이것저것 사다 주는데 다 어울리고. 정말 너무 부러워요.” 제시카가 원피스를 만져보았다. 신이서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웃기만 했고 몇몇 사람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원피스를 구경했다. 유정인이 말했다. “내가 입을 만한 사이즈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얼마예요?” “80만 원 넘어요. 보기엔 얇아 보이는데 울이라서 엄청 비싸요. 가격 듣고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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