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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문석진의 사촌 누나 문하영도 동생이 출세했다는 소식에 한몫 챙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번 일 해결되면 걔한테 회사에서 작은 자리 하나 마련해줘.” 문석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서둘러 찾아온 문하영은 호화로운 별장을 보며 눈을 뗄 수 없었다. “별장이 정말 크네. 이것도 강 대표 건가?” 문하영은 운동복 차림에 조금은 촌스러운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강 대표 거라니, 이건 서윤이가 특별히 우리 석진이한테 준 거야. 내가 전에 전화로 했던 말 제대로 생각해 봤어?” 나지숙은 문하영을 더욱 경멸하는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네. 시키는 대로만 하면 정말 강산 그룹에 들어갈 수 있어요?”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라 문하영의 두 눈엔 설렘이 가득했고, 나지숙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쳐다보면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면 거짓말이겠어? 하지만 생각 잘해. 이건 그렇게 쉽지 않아. 허남준의 명성을 바닥까지 끌어내릴 자신이 있어?” 말하며 나지숙이 상대를 훑어보자 문하영은 그 말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그냥 병 보이러 가는 건데 어려울 게 뭐가 있어요.” 문하영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나지숙은 모든 준비가 끝났다며 문석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병원에서는 문석진이 강서윤을 돌보고 있었다. 강서윤이 갑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그는 아침 일찍부터 달려왔다. ‘분명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침대 앞에 앉아있던 문석진이 떠보는 듯한 눈빛을 보내다가 강서윤의 손끝이 움찔하자 이내 표정이 확 바뀌었다. “서윤아, 일어났어? 뭐 좀 먹을래?” 문석진이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강서윤의 눈빛에는 싫은 기색이 역력했다. 문석진은 이를 놓치지 않고 속으로 오만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역시 누가 무슨 소리를 한 게 분명해.’ “서윤아, 왜 그래? 나 석진이야.” 문석진이 덧붙이자 강서윤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다리에서 느껴지는 찌르는 듯한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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