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문석진은 조금 놀랐다. 누군가 자신에게 술을 보내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이거 무슨 술이야? 맛은 있겠어?”
“본 적도 없는데, 별로 좋은 술 같지는 않아.”
옆에 있던 친척이 못마땅한 듯 말했다.
술을 가져온 직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저희 봄날 술집의 최고급 와인입니다. 한 병에 4000만 원이에요. 맛있게 드시길 바랍니다.”
직원은 설명하면서도 속으로는 촌놈들의 무식함에 비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병에 4000만 원이라는 소리에 문석진의 부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을 바라보는 눈길도 더욱 흐뭇해졌다.
“석진아, 옆방 손님이 네 친구인가 보다. 가서 빨리 감사 인사라도 해. 두 병이면 8000만 원이잖아.”
나지숙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친척들 앞에서 제대로 체면을 세웠다.
‘이제 우리를 비웃을 만한 사람은 없겠지.’
문석진은 의아했다. 해외 생활이 길었던 그에게 국내에서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에 8000만 원을 쓰는 걸 보니 상대는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인사를 나눠서 나쁠 건 없었다.
“어머니, 여기서 편히 드세요. 제가 옆방에 좀 다녀올게요.”
문석진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룸을 나와 옆방 문에 노크했다.
문이 열리자 중년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간단한 네 가지 요리와 국 한 그릇이 놓여 있었다. 남자의 뒤로는 두 명의 경호원이 서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 문석진은 상대방을 만만하게 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상대는 8000만 원을 가볍게 쓰는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문석진이라고 합니다. 강서윤 대표의 약혼자입니다.”
문석진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강서윤의 이름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
“석진 씨, 이야기 들었습니다. 오늘 옆방에서 손님들을 대접한다고 해서 작은 성의를 보냈습니다.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남자는 어딘가 거리감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었다.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 솔직히 좀 놀랐어요. 근데 성함을 여쭤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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