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비서님도 알다시피 서윤 씨 마음속에는 문석진 씨밖에 없어요. 근데 제가 무슨 자격으로 거기에 끼어들겠어요.”
허남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견뎌 왔던 수많은 수모가 떠오르며, 전에는 본 적 없던 강서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이미 이혼한 이상 강서윤 씨와 얽힐 생각 없어요.”
허남준의 가슴 한구석에 예리한 통증이 스쳤다.
‘내가 무슨 수로 서윤 씨 첫사랑을 이기겠어?’
류민희는 뜻밖이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
“허 선생님, 오늘 이야기가 좀 갑작스러웠죠. 아무튼 몸 잘 챙기세요.”
무엇 때문인지, 그의 대답을 들은 류민희는 마음 한켠이 조금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허남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떠나기 전에 디저트 쪽을 다시 한번 바라봤다.
“서윤 씨는 몸이 안 좋을 테니까 단 음식은 최대한 자제하게 해주세요. 가능하면 안 먹는 게 좋고요.”
류민희는 허남준의 점점 사라지는 뒷모습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며 서 있었다.
‘허 선생님, 전보다 훨씬 야윈 것 같은데...’
그녀는 재빠르게 괜찮아 보이는 케이크 몇 개를 골라 강산 그룹으로 돌아왔다.
사무실 문을 열자 안에는 강서윤 혼자만 서류를 보고 있었다.
“문석진 씨는?”
류민희는 위로 올라오는 길에도 그를 못 봤다. 대신 귀찮은 친척들이 눈에 띄게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석진이는 나갔어. 오늘 저녁에 부모님 모시고 봄날 술집에 간대.”
강서윤은 책상 위 케이크를 힐끗 보고 나지막이 말했다.
“이런 심부름은 다른 직원들한테 시켜도 되잖아. 넌 내 비서인데.”
류민희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인가? 거의 강산 그룹 두 번째 대표처럼 굴고 있잖아, 그 사람. 서윤아, 너도 이제 가만히 있으면 안 돼.”
강서윤은 서류를 덮고 고개를 살짝 들었다.
“민희야, 너 석진이에 대한 오해가 좀 있는 것 같아. 석진이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야.”
류민희는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왔다.
‘얘 다리 낫고 나서 머리가 이상해진 건가?’
“그럼 너 허 선생님한테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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