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널따란 고방 안은 등불이 환히 밝혀져 있었고 바닥은 엉망진창이었다. 온갖 비단함과 귀한 약재들이 사방에 널브러져 있었다.
전승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안을 둘러보았다.
군이는 홀로 구석에 서서 싸늘한 표정으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휘영은 군이의 앞에 서서 그를 지키고 있었고 그의 맞은편에는 계집종과 하인들이 사옥윤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 모두 큰 적을 마주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벽 쪽에는 계집종 한 명이 배를 감싼 채로 쓰러져 있었다.
누군가 발로 찬 듯했다.
“이게 지금 무슨 소란이냐?”
전승군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리, 드디어 오셨군요... 절 구해주세요! 세자 전하가 절 죽이려고 합니다!”
사옥윤이 겁에 질린 얼굴로 울면서 소리쳤다.
방 안에 있던 계집종과 하인들도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서 울거나 소리를 질러서 아수라장이었다.
“다들 닥치거라!”
전승군은 시끄러워서 머리가 아팠고 사람들은 곧바로 겁을 먹고 입을 다물었다.
“나리...”
사옥윤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며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만 내놓았다. 그녀는 아주 억울한 얼굴로 울고 있었다.
전승군은 그녀를 무시했다.
“청지기!”
“네!”
청지기가 서둘러 그에게 다가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청지기가 울상을 하면서 말했다.
“나리, 사실은 이렇습니다. 세자 전하께서 다른 사람에게 약재를 선물로 줄 생각이라면서 사람을 데리고 고방으로 와서 약재를 찾으셨습니다. 그 뒤에 작은 마님께서 오셔서 세자 전하께 누구에게 선물로 주려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세자 전하께서는 대답하지 않으셨고 작은 마님께서는 진향이를 시켜 세자 전하를 막으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진향이 실수로 세자 전하의 약재를 바닥에 떨어뜨렸고 화가 난 세자 전하께서는 호위무사를 불러 진향이를 때렸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된 것입니다...”
발차기를 당해서 벽 옆에 웅크리고 있던 계집종이 바로 사옥윤의 몸종 진향이었다.
사옥윤은 억울한 얼굴로 울면서 호소했다.
“나리, 저는 단지 걱정이 되어 세자 전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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