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하지만...”
고개를 돌린 사옥윤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
“내가 필요 없다고 했으면 필요 없는 것이다. 그러니 그냥 내버려두거라!”
전승군은 화를 내면서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사옥윤은 결국 그의 말을 따랐고 몰래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는 이내 전승군을 뒤따르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대군 나리, 온종일 바빴으니 피로하실 텐데 제가 사람을 시켜 따뜻한 물을 받아놓았으니 먼저 목욕이라도 하시는 편이...”
그녀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전승군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사옥윤은 하마터면 그의 널따란 가슴팍에 부딪칠 뻔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면서 쑥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대군 나리?”
“다들 이만 물러나거라!”
전승군이 명령을 내렸고 그를 따르던 계집종들은 전부 허리를 숙이면서 물러났다.
그렇게 정원에는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전승군은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사옥윤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사옥윤은 처음에 얼굴을 붉히면서 쑥스러워했는데 이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발견하고 몰래 손수건을 손에 꼭 쥐었다. 그녀는 일부러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군 나리... 왜 그러십니까?”
“네 신분을 잊은 것이냐?”
전승군은 아주 싸늘한 어조로 그녀에게 따져 물었다.
“대군 나리, 소첩은...”
사옥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내가 얘기했었지. 소첩이라고 자칭하지 말라고!”
전승군이 언짢은 얼굴로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
사옥윤은 애써 미소를 쥐어짜 냈다.
“소... 알고 있습니다. 대군 나리께서는 저를 소중히 여기시니...”
“소중히 여긴다고? 아니, 네게 소첩이라고 칭할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전승군은 아주 직설적으로 차갑게 말했다.
“네가 어쩌다가 측실이 되었는지 내가 굳이 상기시켜 줘야겠느냐?”
“...”
“당시 군이는 어린 나이에 궁에서 지내다가 실수로 폐하의 요깃거리를 먹었었지. 그런데 그 요깃거리에는 독이 들어 있었고 군이는 어린 나이에 폐하 대신 죽을 고비를 넘겼었다. 그때 너는 태의원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죄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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