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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그 혼수들은 대부분 혼선영이 다 써버렸고, 나머지는 신옥혜의 방에 숨겨서 그녀가 시집갈 때 혼수에 보태려고 했다. 그녀는 승원 대군에게 시집가서 부부인이 될 사람이다! 혼수가 너무 적으면 창피할 것이다. 홍선영과 신씨 가문에서는 그녀에게 큰 보탬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신옥혜는 신경혜의 생모가 남긴 값진 물건들을 진작 챙겨두었다. 그것들은 신경혜에게 절대 뺏길 수 없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신경혜를 여기서 쫓아내는 것이다.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신경혜가 과부로 살든 말든, 병약한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생활하든... 그건 신옥혜가 알 바가 아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두 모자가 이튿날 길거리에서 죽으면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더 이상 귀찮을 일도 없을 것이다. 목적을 달성한 신옥혜는 홍선영이 깨어나지 않자, 여기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달콤한 말로 남원군을 몇 마디 달래고는 몸종들을 데리고 돌아갔다. 신옥혜가 주옥각을 나오자마자 이씨 할멈이 튀어나왔다. “둘째 아가씨, 제 편을 좀 들어주십시오!” “이씨 할멈?” 신옥혜는 깜짝 놀랐지만, 가까스로 알아보았다. 이씨 할멈은 홍선영의 심복이었다. “얼굴은 왜 그런 것이냐?” 신옥혜는 핏자국이 나서 빨갛게 부어오른 얼굴을 보며 놀라 소리치더니, 급하게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 “나한테서 떨어지거라. 그 모습을 보니 토할 것 같구나.” 이씨 할멈은 뒤로 물러선 후, 격분하며 ‘신경혜’가 자신을 때린 일을 또 한바탕 꾸며내서 말했다. “둘째 아가씨, 소인은 주인님을 위해 오랫동안 일하면서 충성을 다했습니다. 지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니, 아가씨와 주인님께서 제 편을 들어주셔야 합니다!” “됐다. 그만하거라.” 신옥혜는 불쾌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신경혜는 곧 쫓겨날 텐데, 신옥혜는 일개 하인을 위해 나설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씨 할멈을 보내려고 하던 찰나, 갑자기 신옥혜의 눈이 빛났다. 신옥혜는 남원군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귀가 얇고 주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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