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
소희연은 알면서도 물었다.
환이는 입을 꾹 다물고 그녀를 보았다.
그런 환이의 모습에 소희연은 웃음이 터졌다.
“저 군이를 싫어하더니, 왜 갑자기 걱정하는 것이냐?”
환이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제가 언제 걱정했습니까? 그냥 물어본 겁니다.”
소희연은 빙그레 웃었다. 무겁고 답답하던 가슴이 조금은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괜찮을 거다. 군이는 우리 생각보다 더 똑똑한 아이니, 돌아가서는 아버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소희연은 걱정하는 환이를 위로했다.
맞을 때 태자에게 구원을 요청할 줄도 알고,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분명 불리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소희연은 믿었다.
환이는 그제야 안심되는지 작게 하품했다.
“졸린 것이냐?”
소희연은 부드럽게 물었다.
“조금 졸립니다.”
“셋째 아가씨, 그럼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옆에 투명 인간처럼 서 있던 청지기가 겨우 입을 열었다.
소희연은 청지기를 힐끗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청지기는 황급히 웃으며 말했다.
“셋째 아가씨께서 분부한 물건들은 이미 사람을 보내 준비시켰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보내드리겠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준비했습니다!”
“알겠다. 가 보거라.”
소희연은 그제야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옥비궁에서 나와 문을 닫은 후 청지기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세상에, 심장마비라도 오는 줄 알았잖아.’
셋째 아가씨가 승찬 대군과 싸웠는데, 태자는 뜻밖에도 나무라는 기색이 없었다.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청지기는 소희연이 시킨 일을 마음에 두지 않았는데, 오늘 밤 일에 겁을 먹고 절대 셋째 아가씨의 눈에 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신경이 곤두서서 밤새 서둘러 물건을 준비해 옥비궁에 보낼 생각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청지기는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막 앞채와 뒤채 사이를 지나는데, 갑자기 수풀 속에서 머리를 풀어 헤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귀신이야!”
청지기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청지기, 나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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