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이 말이 떨어지자, 많은 사람들이 미간을 찌푸렸다.
신홍철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소리쳤다.
“그게 대체 뭐가 문제냐? 나는 남원군이다! 누가 정실부인이 될지는 내가 결정할 일이다!”
“닥치거라!”
남원군 부친이 노기등등한 얼굴로 지팡이를 들어 그대로 내리쳤다.
“으악!”
신홍철은 그대로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이번에 더는 일어설 힘이 없었다.
땅에 쓰러진 채 머리를 감싸 쥐며, 신홍철은 억울한 표정으로 울먹였다.
”아버지, 제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단 말입니까!”
‘왜 또 날 때리는 건가?’
“저는 그저 제 하나뿐인 아들이 서자로 천대받지 않도록 하고 싶을 뿐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서출이라 조롱받고, 천시되는 꼴을 두고 볼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이런 마음을 품는 것이 대체 무슨 죄란 말입니까? 아버지, 제가 불쌍하지도 않습니까? 저는 벌써 불혹을 넘겼건만...”
말을 할수록 신홍철의 목소리는 점점 떨려 갔다.
사십이 넘도록 딸만 한 움큼 낳았으나, 정작 가문의 대를 이을 아들은 하나도 없었다.
경성 사람들은 그의 뒷담화를 하며, ‘신씨 가문은 대가 끊어질 운명이다’라고 비웃곤 했다.
그 수치를 대체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콧물과 눈물을 범벅으로 우는 그의 모습을 보자, 남원군 부친도 더 이상 매를 들지 못했다.
아무리 한심한 자식이라도, 결국은 자신이 손수 낳아 기른 외아들.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겠는가?
대청 안은 어색한 침묵으로 가득 찼다.
그때, 태자가 나서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대감 어르신, 그리고 남원군. 두 분께서는 우선 진정하시지요.”
“태자 전하!”
그러나 신홍철은 이미 사방팔방 매달리기로 결심한 터였다.
그는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기어가 태자의 발치에 엎드리더니, 이마를 땅에 찧으며 애원했다.
“태자 전하! 부디 소신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소신은 그저 홍씨를 정실로 들이고, 무사히 아이를 낳게 해 주기를 바랄 뿐이옵니다!”
태자는 난감한 얼굴을 했다.
“남원군...”
“제발, 전하! 부디 저희 처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