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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악영향은 계속되다

하천은 날카로운 칼을 번쩍 들었다. 쓱 하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 하나처럼 긴 칼날이 모두 은찬호의 등을 찔렀다. 은찬호는 두 눈을 부릅뜨고 입에서 피를 한 모금 뿜으며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졌다. 은찬호가 들고 있던 5만원짜리 지폐들은 모두 피로 물들었다. 잠시 동안 온 방의 분위기가 굳어졌다. 손중화와 당용도 가슴의 철렁 내려앉았다. 하천에게 사람을 죽이는 것은 파리 한 마리를 죽이는 것과 같다. 게다가 이 칼은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는 거지? 어떻게 그 손가락 만한 칼날을 은찬호의 몸에 꽃을 수 있는 거지? 매우 무섭다! 하천은 옆에 있던 손수건으로 자신의 손을 닦은 뒤 방금 녹화가 끝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영상속에는 은찬호가 진실을 말한 부분이 있다. 하천이 사람을 죽이는 부분은 당연히 녹음할 수 밖엔 없었다. “나와서 솔직하게 말해!” “돈은 주겠다고 했으니 줄게.” “지하에 같이 묻어줘.” 그 말을 한 후 하천은 발걸음을 옮겼다. 방안에는 당용과 손중화 두 사람이 있었는데, 등이 이미 많이 젖어 있었다! 저녁을 먹고 정홍영과 주지원은 주솔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고, 하천과 주가을은 집에서 쉬기로 했다. 주가을의 기분은 여전히 좀 이상했다. 아마 오늘 그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돌아오는 길에 하천은 줄곧 이 진실을 주가을에게 알려야 할지 말지 고민했다. 어쨌든 6년 전 그 일은 주가을에게 너무 잔인했다. 그녀가 진실을 알고 나서 견딜 수 없을까 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처음에 하천은 이 사실을 숨기려 하였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는 주가을에게 이 일의 진상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하천도 사심이 있었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주가을과 한진이라는 남자를 철저히 알아보기를 원했다. “가을아, 카카오톡으로 영상 하나를 보냈어. 보고 난 후 나는 너가 너무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주가을은 멍 해져서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방금 그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바로 보이는 영상 속 은찬호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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