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법정 변론에서 이소현은 오목조목 말도 잘하고 명확하고 치밀하면서도 영리한 생각들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날카로운 질문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동시에 문제의 핵심을 직시하며 상대 변호사를 수동적인 위치에 놓이게 했다.
방청석에 앉아 후광이 비치는 그녀를 보며 자부심이 솟아올랐고 눈빛에는 애정과 자랑스러움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의 소현이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다.
재판이 끝나고 강지태는 생수 한 병을 건넸다.
“마셔.”
“고마워.”
이소현은 물 두 모금을 마시고 말을 이었다.
“기일에 판결 선고를 한다니까 승소할 가능성이 클 것 같아.”
“소현아, 방금 변론할 때 후광이 비치던데! 눈빛은 어찌나 확고한지 저도 모르게 너한테 시선이 끌렸어!”
그 말을 듣고 나자 이소현은 쑥스러워졌다.
“그랬어? 왠지 모르게 재판만 열리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아.”
“훌륭했어.”
강지태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앞으로 업계에서 유명한 최고의 변호사가 될 거야.”
이소현은 환하게 미소를 보였다.
“기분 좋은 말이네.”
순간 그녀는 고진우가 떠올랐다.
3년 동안 연애를 해 오면서 그는 그녀의 직장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방청을 와준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고 그는 단지 그녀가 쥐꼬리도 안 되는 월급 액수밖에 모르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사업은 물론 그녀의 노력과 진취성도 존중하는 법이 없었다.
전에 그녀가 천억 원이 넘는 소송에서 이겨 꽤 높은 변호사비를 받았을 때 고진우한테 기쁨을 나누려고 했었는데 그는 찬물을 끼얹었었다.
그때의 고진우는 경멸에 찬 말투로 임했었다.
“회사에서 체결하는 계약서 기본이 20억이야. 10억밖에 안 되는 사건을 맡아서 뭐 해? 그럴 거면 사직하는 게 나아.”
그날 이후로 그녀는 고진우와 직장과 관련된 그 어떠한 일도 공유한 적이 없었다.
그는 그녀의 얼굴과 몸매를 좋아하는 거지 진심으로 그녀의 내면을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었다. 그들의 연애는 맛집을 찾아다니고 같이 놀러 다닌 게 전부였다.
지금에서야 이소현은 강지태가 어쩌면 좋은 남편일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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