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장
눈이 휘둥그레진 허경선은 입술을 떨고 있었다.
마님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어조로 소리를 쳤다.
“강지태!”
강지태는 듣는 체도 하지 않고 허경선을 매섭게 쏘아보았다.
“무릎 꿇어! 소현이한테 사과해!”
그의 어두운 눈동자에는 날카롭고 위협적인 빛이 서려 있었고 사악한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채 불쌍한 눈빛으로 마님을 바라보고 있는 허경선의 모습은 가엽기 그지없었다.
“할머니...”
마님은 안타까운 마음에 강지태를 야단 치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지태야, 약혼식에서는 경선이 잘못이 맞아. 가법으로 벌 주는 걸로 끝내면 되지 뭐 하러 연을 끊겠다고 하는 거야?”
그 말에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이소현의 눈빛에는 조롱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
모든 내막을 알고 있는 강영준은 마님을 제지하려 했다.
“어머니, 그만해요.”
가족들은 심장이 좋지 않은 마님이 허경선이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혹여 충격을 받을까 여태껏 숨겨왔던 것이다.
슬슬 짜증이 밀려오고 있는 강지태는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허경선!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말 안 들려?”
“우리 집안 아가씨한테 무릎 꿇으라는 게 말이 돼?”
마님은 식식거리며 버럭 화를 냈다.
“지태야, 가법으로 해결하자고 했잖아. 왜 자꾸 경선이를 못살게 구는 거야! 경선이 네 동생이야!”
“동생?”
강지태는 썩소를 지었다.
“이제 우리 집안 사람 아니예요.”
마님은 언성을 높여 질책하고 있었다.
“지태야! 꼭 이렇게 매몰차게 굴 거야? 전에 경선이를 엄청 예뻐했으면서 왜 작정하고 쫓아내려는 거야?”
강지태는 눈을 비스듬히 뜨고 차갑고도 위협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할머니, 허경선이 오빠한테 품어서는 안 될 마음을 품은데다 살인을 저지르는 극악무도한 죄를 저질렀는데 이런 사람한테 마음이 약해지실 거예요?”
충격적인 강지태의 말로 인해 마님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뭐라고!”
강영준하고 임달현은 어르신이 화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질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강영준은 강지태한테 그만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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