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그는 재차 이소현한테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해삼 한 조각을 먹으며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거 알아? 어제 또 승소 판결 받았어. 사건이 어찌나 복잡한지 증거만 해도 500페이지가 넘었다니까.”
인내심 있게 경청하던 강지태는 손으로 새우를 발라주며 눈매가 부드럽기만 했다.
“어떤 유형의 사건이었어?”
“명예 침해 관련된 사건이었는데 우리가 원고였어.”
이소현은 음료수를 한 모금 들이켰다.
“지태 오빠, 이번 사건에 관련된 증거 수집하는데 얼마나 어려웠는지 몰라. 의뢰인 쪽에서 처음에 준 증거들이 불완전했었거든. 그래서 그분 데리고 한 달 넘게 증거를 수집했었어.”
“한 달 넘게? 우리 약혼식 하기 전에 일이었네?”
강지태는 발라놓은 새우를 이소현의 그릇에 담아주었다.
“고생 많았겠네.”
“맞아. 우리 약혼하기 전에 있었던 사건이야.”
이소현은 소스를 찍으며 말을 이어갔다.
“힘들긴 해도 승소 판결 받았으니까 보람은 있어.”
말을 하던 이소현은 빙그레 웃으며 휴대폰을 열었다.
“참. 의뢰인이 나한테 우승 깃발도 선물했어. 이것 봐.”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앨범에 들어가 전에 찍었던 깃발을 보여주고 있는 이소현의 눈빛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이소현은 유치원에서 빨간 꽃을 받은 어린아이마냥 부모님의 칭찬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강지태는 다정한 눈웃음을 보이며 낮은 목소리에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우리 이소현 변호사 역시 대단해.”
“히히.”
이소현은 장난꾸러기의 모습을 보이며 눈을 깜빡거렸다.
“그냥 그렇지 뭐.”
가슴이 답답한 고진우는 등이 약간 뻣뻣해졌다.
전에는 두 사람이 단지 집안끼리 맺어진 혼약이라 감정이 없을 거라 여기고 잘못을 뉘우치면 이소현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들은 마치 열애 중에 있는 연인의 모습이었다!
해성에 있을 때 이소현은 드문드문 그한테 직장에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곤 했었다.
그 당시 그는 그저 우습다고만 여겼었다.
매일 힘들게 일하며 받는 한 달 월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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