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하림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가 결국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두 사람 식사부터 해. 난... 오늘 여기 안 온 걸로 할게.”
그렇게 말한 뒤 온서빈과 정소율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
하림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정소율은 무심한 척 물었다.
“여긴 왜 온 거야?”
온서빈은 정소율이 건네준 도시락을 받아 든 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그녀를 보고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일부러 부추기듯 숨김없이 전부 말했다.
정소율의 얼굴에 질투심이 점점 더 짙어지는 걸 보고 나서야 그는 놀리는 걸 그만두고 달래며 말했다.
“됐어, 내가 만나러 가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뭘 질투해?”
그런데 정소율이 이 말에 흥미를 가질 줄이야.
“왜 안 가? 가자, 나랑 같이! 마침 우리 약혼식 날도 다가오는데 가서 청첩장이나 전해주자.”
처음에는 그녀가 이렇게까지 너그러웠나 의아했던 온서빈은 뒷말을 듣고 금방 그녀의 속내를 간파했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녀가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그날 오후 5시, 온서빈은 정소율과 함께 심유정 병실로 찾아왔고 문을 열고 들어선 온서빈은 심유정의 두 눈을 마주했을 때 그녀의 눈동자에 담긴 기쁜 기색을 보았다.
돌아온 하림은 온서빈과 정소율이 약혼했다는 건 말하지 않고 그저 온서빈과 만나지 못했다고 해서 오늘 볼 줄 몰랐는데 갑작스러운 서프라이즈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심유정이 미처 기뻐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하림의 얼굴이 조용히 굳어졌다.
갑작스러운 방문보다 하림은 오늘 그들이 했던 말처럼 그냥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오후에만 해도 안 온다고 했던 사람이 그것도 정소율과 함께 나타났다면 가능성은 딱 하나, 심유정을 보러 온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예상대로 두 사람은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받은 뒤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사실 오늘 할 말이 있어서 왔어요.”
하림이 말릴 틈도 없이 정소율이 이미 청첩장을 꺼내 심유정에게 건넸다.
“5일 뒤면 저와 서빈이 약혼해요. 청첩장 드릴 테니까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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