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하림이 몇 번이나 온서빈을 찾아가도 만나지 못하다가 사흘째 되던 날, 프런트 앞을 지나가던 온서빈에게 마침내 직원이 하씨 성을 가진 여자가 그를 찾아왔다는 걸 알렸다.
온서빈은 하씨 성을 가진 여자라는 말에 하림을 떠올렸지만 3일 연속으로 자신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조금 당황했다.
심유정을 만나러 간 적도 없는데 하림은 왜 자신을 찾아온 걸까?
이내 그 답을 알 수 있었다. 하림이 망설이는 기색으로 다가왔고 온서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머님, 무슨 일로 절 찾으셨어요?”
“유정이 보러 가줄 수 있을까? 걔... 상태가 안 좋아.”
안부도 묻지 않고 바로 물어보는 걸 보니 심유정 때문에 왔다는 걸 아는 것 같아 하림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서둘러 이렇게 덧붙였다.
“서빈아, 지난번엔 내가 말이 심했어. 내가 사과할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한번, 딱 한 번이면 돼. 앞으로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을게.”
하림은 사과하면 온서빈이 지난번 일을 용서하고 자연스럽게 심유정과의 만남에 동의할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그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어머님, 만나지 말라고 말하신 건 어머님이고 전 대답을 했으니 약속을 지켜야 해요. 그리고 그 약속이 아니더라도 전 요즘 시간이 없어요.”
하림의 표정이 굳어졌고 그의 마지막 한 마디에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살짝 미소를 지은 온서빈의 얼굴에 행복한 표정이 담겼고 눈가에 웃음기가 한층 더 짙어졌다.
“저 소율이한테 청혼했어요. 저희 요즘 약혼 준비 때문에 바빠요.”
이 대답은 하림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림은 두 사람의 진전이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그녀는 심유정이 온서빈과 5년 동안 만나면서도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는 걸 몰랐기에 정소율과도 그렇게 빨리 진행되길 원하지 않았다.
정소율은 2년 동안 온서빈을 쫓아다녔고 2년 동안 연애를 한 뒤 3년 차가 되어서야 결혼 얘기가 오갔다. 이 또한 그가 과거 다른 사람을 위해 꿈을 포기한 적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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