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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장

말이 끝났을 때 정소율은 이미 병실로 들어와 온서빈을 자기 옆으로 끌어당기며 소유욕을 드러냈다. 어른 앞에서 이런 식으로 끌려간 온서빈은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 그녀를 돌아보며 작게 물었다.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왜 들어왔어?” 고개를 들어 그의 뺨이 붉게 달아오른 것을 본 그녀는 순간 무언가에 홀려 그의 입술에 입맞춤하고는 자기 허리를 꼬집으려는 온서빈의 손목을 잡고 목을 가다듬었다. “하도 안 나오길래 들어와 봤는데 이런 식으로 당하고 있을 줄은 몰랐지.” 정소율이 누구라고 콕 집어 얘기하지 않았지만 하림은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그보다 그들의 관계에 더 놀랐다. 온서빈이 이 여자와 만나고 있었던 건가? 그 생각에 하림의 마음속에서는 딸에 대한 원망이 더욱 거세졌다. 옆에 있을 땐 소중히 여기지 않다가 떠나고 나서야 그리워하고 여자 친구가 있는 데도 굳이 온서빈에게 들러붙으려 하다니. 하림은 할 말을 잃었지만 그래도 병상에 누워있는 게 자기 딸이라 애써 미소 지으며 말했다. “신경 쓸게요.” 대화가 끝나고 온서빈도 더 이상 머물 생각 없이 정소율을 감싼 채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이 병원 밖으로 나온 뒤에야 정소율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자 온서빈도 덩달아 멈춰서서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왜 그래?” “별 건 아니고, 그냥 남자 친구 매력이 흘러넘쳐서 좀 고민이네.” 일부러 한숨을 쉬며 온서빈이 발끈하기 전에 덧붙였다. “남자 친구, 언제쯤 나 승진시켜 줄 거야?” 당황한 온서빈은 잠시 멈칫하다가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내 기분 봐서. 기분 좋을 때 해줄게.” “그러면 언제 기분이 좋은데?” 장난이 가득 담긴 그의 말에 정소율도 단순히 놀리려던 마음을 접고 뻔뻔하게 물었다. 온서빈은 짐짓 이상하게 쳐다보면서도 확실한 대답은 해주지 않았다. “너 하는 것 봐서.” ... 심유정이 깨어났을 때는 이미 사흘째 밤이었다. 의사의 예상보다 조금 늦어서 하림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30분마다 한 번씩 벨을 울릴 뻔했지만 의사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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