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심유정은 믿고 싶지 않았지만 상대가 확신에 찬 어투로 자신과 온서빈 사이의 일까지 다 아는 것처럼 말하자 또다시 마음이 불안해졌다.
온서빈이 정말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 걸까.
하지만 한때 그녀를 미치도록 사랑했던 사람이 어떻게 이렇듯 쉽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심유정은 입술을 다문 채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입을 열고 말을 꺼냈다.
“난 그 사람 포기 안 해요. 당신이 누구든 나한테서 그 사람 빼앗으려 하지 마요.”
“내 이름은 정소율이에요. 얼마든지 날 상대해 봐요.”
정소율은 거친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습다는 듯 눈썹을 살짝 올렸다.
그녀에게서 빼앗았다고?
우스웠다. 5년 전에 이미 온서빈이 곁을 떠났는데 아직도 과거의 꿈에 빠져서 온전히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그녀는 심유정을 광대처럼 바라보며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온서빈이 떠난 방향으로 무심하게 걸어갔다.
그 자리에 심유정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로 남았다.
정소율? 경안 제일 재벌가의 외동딸이나 정성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로 온서빈과 다른 세상 사람인데 둘은 어떻게 알게 된 걸까.
게다가 정소율은 해외에서 만나는 남자 친구가 있다고 했는데 온서빈이 어떻게 그녀의 남자 친구일 수가 있지? 자신을 속이는 게 분명했다.
심유정은 주먹을 불끈 쥐고 정소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반드시 온서빈을 찾아가서 정소율의 본색을 들춰 그녀의 뜻대로 흘러가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다.
...
온서빈은 자신과 심유정이 경안에서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경안이 이렇게 작은 곳일 줄은 몰랐다.
심유정의 로펌은 DW 국내 지사의 법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는 주얼리 디자인 부분만 담당하고 있었고 평소 법무팀과 접촉이 많지 않았기에 법률 대리인이 심유정이라는 것을 보고 잠시 놀랐을 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점심 식사 직후 그의 책상 위에 붉은 장미꽃다발 하나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함께 온 동료가 감탄했다.
“어머, 에단,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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