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
신지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집사 박현길에게 물었다.
“그럼 여기서 기다릴게요. 그래도 되죠?”
박현길은 예의상 미소를 지었다.
“신지수 씨가 괜찮다면 그리하세요.”
마음이 놓인 신지수는 대충 길가로 오며 화단에 털썩 앉았다.
지금 시간은 12시에서 오후 1시로 넘어가던 때였다. 마침 햇볕이 가장 뜨거울 시간대였을 뿐 아니라 화단에 앉아 있던 신지수는 더위 먹은 것처럼 머리가 어질거리면서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렇게 2시간이나 기다렸다.
허리도 아프고 딱딱한 돌에 앉아 엉덩이도 아팠다. 심지어 배고 고팠다.
이때 박현길이 다시 나오며 그녀를 향해 공손하게 인사했다.
“신지수 씨, 도련님께서 들어오시랍니다.”
신지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난 그녀는 박현길을 따라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신지수 씨, 여깁니다.”
신지수는 이도하의 방 문 앞까지 도착했을 때 박현길이 이 말을 던지곤 가버렸다.
‘이렇게 나 혼자 두고 간다고?'
‘정말로 나 혼자 들어가라고?'
신지수는 다소 심장이 쿵쾅거렸다. 하지만 20억을 그냥 날릴 수 없었던지라 숨을 깊이 들이쉰 후 들어갔다.
방 안을 두리번거렸지만, 어디에도 이도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욕실 쪽에서 물소리가 났다. 불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욕실에선 뽀얀 연기가 가득했고 커다란 형체도 은근히 보였다...
그 형체엔 근육이 불끈불끈했다. 힐끔 보았을 뿐인데 얼굴이 저절로 붉어졌다.
하필 이때 물소리가 멈추면서 욕실 문이 열렸다. 이도하가 나왔다.
검은 머리칼에선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물방울이 완벽한 그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며 탄탄한 복근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점점 더 아래로... 허리에 두른 수건에 스며들었다.
신지수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얼른 시선을 돌리자 웃는 둥 둥 마는 둥 한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도하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그녀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바로 몸을 돌렸다.
방 안은 아주 조용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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