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이도하가 육이준을 흘끗 쳐다보며 가볍게 말했다. “내가 뭘 한 게 아니고, 저 여자가 내 품에 안기려고 했었지.” 육이준은 귀가 번쩍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형, 자세히 말해 볼래요?” “꺼져.” “치사하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듣지 못한 육이준은 실망한 표정으로 다른 화제를 꺼냈다. “만약 별일 없었다면, 지수 씨는 우리 서진이랑 곧 약혼할 거예요. 곧 육씨 가문의 작은 사모님이 되는 거죠.” 육상철이 강성시에서 공개적으로 청혼한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신지수가 한 번 거절했지만, 사람들은 그저 저울질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모두가 이 혼사를 기정사실이라고 보고 있었다. 이도하는 얕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만약 변수가 생긴다면?” “그럴 일은 없죠. 우리 집 꼰대가 지수 씨의 과거와 배경을 철저히 조사하고 나서도 마음을 굳혔거든요. 우리 집 꼰대는 원래 한 번 정하면 절대 안 바꾸는 성격이라, 누가 반대해도 소용없을 거예요.” 육이준은 혀를 차며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 서진이도 이 혼사를 못마땅해하고 있더라고요. 며칠 전에는 신지수 씨를 골탕 먹여서 물러나게 하겠다고 했었는데... 이 녀석도 참 특이하다니까요. 혼사를 약속한 할아버지는 안 건드리고, 괜히 신지수 씨한테만 화풀이하는 꼴이라니... 이해가 안 가요.” 육이준은 자기 조카 이야기를 하며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다 운명의 장난인 것 같아요. 신지수 씨가 처음부터 부모를 잘못 만나는 일이 없었다면, 서진이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고 자연스럽게 결혼까지 했을 텐데... 참, 아쉽네요.” 육이준은 한참 동안 신지수와 육서진의 상황을 두고 투덜거리다가 문득 이도하의 말을 떠올렸다. ‘만약 변수가 생긴다면?’ 육이준은 깜짝 놀라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형, 설마 신지수 씨한테 관심 있는 건 아니겠죠?” 이도하는 그의 말을 흘려듣고 가볍게 받아쳤다. “내가 그렇게 한가한 줄 알아?” “그렇긴 하죠...” 이도하에게 접근하려는 여자는 많았지만, 그는 여자를